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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화력발전소 1호기가 31일 임무를 마친 가운데 발전 종료 기념식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대한민국 전력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온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1호기가 30년 6개월간의 가동을 마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국서부발전은 31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과 김태흠 충남지사,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전 종료 기념식을 열었다.

이번 폐지는 전국 기준 7번째 석탄화력발전 폐지 사례이며, 충남에서는 2020년 보령화력 1·2호기에 이어 세 번째다. 태안화력은 2037년까지 10기 중 8기를 단계적으로 폐지할 계획이다.

1995년 6월 첫 가동에 들어간 태안 1호기는 500MW급 표준석탄화력 발전소로 국산화율 90% 이상을 달성하며 국내 석탄발전 기술 자립의 상징으로 평가받아 왔다. 누적 발전량은 약 11만8천GWh로, 이는 국민 전체가 1년간 사용하는 전력량의 약 21%에 해당한다.

운영 기간 동안 무고장·무사고 3천677일을 기록했으며, 1999년 국내 화력발전소 최초로 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하는 등 환경 규제 대응에도 앞장서 왔다.

태안 1호기의 역할은 내년 초 준공 예정인 경북 구미천연가스 복합발전소가 이어받게 된다.

탈석탄 선언의 상징…“새로운 에너지 체계로의 출발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태안화력 1호기 발전 종료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출발선에 섰다는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석탄발전의 역사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으로 이어질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도 “석탄발전 종료를 산업 쇠퇴가 아닌 신성장 산업 창출의 기회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서부발전은 태안 지역을 태양광·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산업 거점으로 육성하는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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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31일 충남 태안군 소재 한국서부발전본부에서 열린 태안석탄화력발전소 1호기 발전종료 행사에서 축사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그러나 남겨진 과제…지역경제 의존 구조가 ‘약한 고리’

태안은 수십 년간 석탄화력발전과 함께 성장해온 대표적인 에너지 산업 의존 지역이다. 발전소 관련 일자리는 지역 고용·세수·소비 구조 전반에 깊숙이 연결돼 있다.

따라서 발전소 폐지는 단순한 설비 종료를 넘어 지역경제 구조를 뒤흔드는 변수로 작용한다.

주요 우려는 다음과 같다. ▲협력업체 고용 감소 ▲지역 중소상권 매출 위축 ▲인구 유출 가속

지방세 수입 감소 ▲청년 정주 매력 약화 등이다.

충남도 역시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충남은 그동안 전국 석탄발전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져온 최대 ‘석탄 의존 지역’이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폐지 확대 시 지역경제 충격 얼마나 클까

태안화력은 2037년까지 10기 중 8기가 폐지된다. 이는 단기간이 아닌 20년 가까운 장기 침체 리스크를 의미한다.

지역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영향을 예상한다.

▲발전소 직접·간접 일자리 수천 개 축소 가능성 ▲발전소 협력업체 순차적 축소 또는 이전 ▲산업 생태계 자체의 축소 ▲자치단체 재정 운용 부담 확대 ▲장기적으로 부동산·소비·인구 감소로 연결 등이 지적된다.

즉, 전력산업 축소가 곧 지역산업 축소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가 표면화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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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 충남지사. 충남도 제공

정의로운 전환, 말뿐이 아닌 실효성 있는 지원 필요

충남도는 이번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석탄화력발전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과 ‘정의로운 전환 특구’ 지정을 추진 중이다.

핵심은 다음과 같다.

▲기금 설립 ▲재정·세제 지원 ▲산업 전환 투자 ▲고용 안정 프로그램 ▲대체 산업 유치 등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정부가 2040년 탈석탄을 선언했지만 실질적인 대응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폐지 지역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새로운 기회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새로운 기회는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친환경 산업 전환이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논의되는 대안은 다음과 같다.

▲대규모 해상풍력 산업 허브 구축 ▲재생에너지 유지보수·서비스 산업 육성 ▲수소·에너지 저장 등 신산업 유치 ▲관련 인력 양성 클러스터 조성 ▲주민참여형 발전사업 모델 확대 등이다.

특히 지역 이익 공유 구조 설계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지역 사회가 단순 수용자가 아니라
배당·지분·세수·일자리 등 실질적 이익을 공유하는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다.

탈석탄,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흐름

태안화력 1호기의 폐지는 한국 에너지 산업이 석탄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친환경 에너지로 이동하는 분기점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탈석탄은 누군가의 일상과 산업, 지역경제를 직접 변화시키는 과정이기도 하다.

환경적 필요성과 지역사회 생존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지 않도록 정책 설계와 실행에서 보다 정교하고 장기적인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