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표준 제정 및 개정을 위한 회의.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목재·제지산업 분야의 한국산업표준(KS) 109종을 제정·개정하며 국내 목재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28일과 12월 12일, 두 차례에 걸쳐 정비된 표준은 제정 16종, 개정 93종으로, 국내 산업 및 기술 동향을 반영하고 시장에 적용 가능한 국제표준을 적극 도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제3차 목재이용종합계획(2025~2029년)'과 맞물려 2029년까지 목재자급률을 27%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목조건축 활성화 위한 국제표준 대거 제정

목재 원목의 단점인 불균일성을 없애고 더 높은 강도를 내도록 공학적으로 설계한 공학목재인 구조용 집성재 Glulam와 구조용 직교 집성판 CLT.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이번 제·개정의 핵심은 정책과 산업 전반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목조건축 분야의 기준 강화다. 집성재의 특성값 결정 표준(KS F ISO 12122-3)과 공학목재의 특성값 결정 표준(KS F ISO 12122-4), 단판적층재 등 공학목재의 구조 성능 및 접착 품질 시험 방법(KS F ISO 10033-1, -2)이 국제표준(ISO)에 맞게 새롭게 제정됐다.

이는 목조건축물의 안전성과 품질을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국산 목재를 활용한 목조건축 확대의 기술적 토대를 마련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산림청은 관계부처와의 협업을 통해 목조건축 분야 규제개선 등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며, 공공부문 목조건축을 2023년 23개소에서 2029년 100개소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펄프·제지 분야 품질 평가 기술 고도화

목재 자원 순환 이용 및 이용확대 체계.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펄프·제지 분야에서는 원료의 품질 특성을 보다 정밀하게 평가하기 위한 표준이 신설됐다. 펄프에 포함된 탄수화물 조성분 함량 측정법(KS M ISO 21436)과 리그닌 성분 함량을 측정하는 시험방법(KS M ISO 21437)이 새롭게 제정되어, 국내 제지산업의 품질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집성재 제조에 사용되는 접착제의 적용 범위도 확대됐다. KS F 3021 개정을 통해 산업계의 규제 부담을 완화하고, 신규 제품 개발과 기술 적용의 제약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선이 이뤄졌다.

국제표준 정합성 확보로 수출 경쟁력 제고

2024년 '카타르 건축 기자재 박람회'에서 국산 목재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산리청 제공

한국산업표준 제정의 목적은 제품 및 산업활동 관련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생산효율의 향상과 생산기술혁신, 거래의 공정화 및 소비의 합리화를 통해 산업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 특히 국제표준과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것은 국산 목재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전략이다.

국내 생산 목재제품의 경우 국제 규격의 부재로 인해 해외 바이어들의 요구에 각국의 시험방법으로 대응하며, 시험비용의 이중 부담과 품질관리의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표준 정비로 이러한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 실현과 국산목재 시장 확대의 기반

정부는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국산목재 이용 확대와 목재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주요 5대 전략에 대한 15개 과제를 담은 제3차 목재이용종합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속가능한 목재 생산 확대를 위해 경제림 육성단지 경영체계를 개선하고 임도·고성능 임업기계 등 생산 기반시설을 확충하며, 어린이집, 공공시설 등의 실내환경을 국산목재로 바꾸고 늘봄학교, 목재체험시설과 연계한 공교육 확대로 국산목재 이용문화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KS 제·개정은 이러한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적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목재산업 매출액을 2020년 48조원에서 2029년 65조원으로 늘리고, 목재자급률을 2023년 18.6%에서 27%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 달성의 핵심 수단이 될 전망이다.

산업 현장 중심 표준화로 실용성 강화

2025년 목재산업 박람회. 산림청 제공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번 표준 정비 과정에서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다. 한국산업표준은 제정일로부터 5년마다 적정성을 검토하여 개정·확인·폐지 등의 조치를 하게 되며, 필요한 경우 5년 이내라도 개정 또는 폐지할 수 있다. 이러한 유연한 표준 관리 체계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목재산업연구과 정한섭 연구사는 "이번 KS 제·개정은 목재·제지산업 전반의 기술 발전과 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라며, "국제표준과의 정합성을 높여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목재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표준 정비를 계기로 목재제품의 탄소 저장 소재 대체 증진 연구, 탄소중립형 도시시설·건축물 목조화 확대 및 장수명화 연구, 화석자원 대체 소재화를 위한 산림 바이오 화합물 전환기술 연구 등을 더욱 활발히 추진할 계획이다. 탄소저장량 표시제도, 국산목재 인센티브제도, 목재정보시스템과 같은 제도적 지원도 함께 강화하여 명실상부한 목재산업 선도국가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