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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령산 자연휴양림 내 위치한 '숲속동굴'은 폐광활용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옥천군 제공
충북 옥천군이 방치됐던 폐철광을 관광 명소로 탈바꿈시켜 지역 관광 활성화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옥천의 5경 중 하나인 장령산자연휴양림 내 '숲속동굴'이 올 여름 금천계곡과 함께 대표적인 피서 명소로 각광받으며, 폐광 활용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옥천군 군서면 금산리에 위치한 이 공간은 과거 '동국광산'으로 불린 철광석 채굴지였다. 1964년 개발되어 21년간 운영되다 1985년 폐광된 후, 오랫동안 군의 골칫거리였다.
군은 이 유휴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지역수요 맞춤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국비 20억 원과 군비 31억 원 등 총 51억 원을 투입했다. 단순한 정비가 아닌, 체계적인 스토리텔링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8개 구간으로 구성된 특별한 체험 공간
약 100m에 이르는 동굴 내부는 총 8개 구간으로 조성되었다:
1구간: 스토리 보드 - 동굴의 역사와 의미를 소개 2구간: 그래픽 보드 - 시각적 스토리텔링 공간
3구간: 갱도 모형 - 과거 광산의 모습 재현 4구간: 소원바위 - 방문객들의 소원을 빌 수 있는 공간 5구간: 소원폭포 -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하는 힐링 공간 6구간: 소원 걸이대 - 소원을 적어 걸 수 있는 참여형 공간 7구간: 광차 모형 - 과거 광산 작업 도구의 실물 재현 8구간: 거미 모형 - 동굴 생태계를 보여주는 교육적 요소
각 구간은 단순한 전시가 아닌, 방문객이 직접 체험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으로 구성되어 SNS 시대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놀라운 성과, 방문객 46% 증가
지난 4월 개방 이후 숲속동굴의 성과는 놀랍다. 휴양림 성수기인 7-8월 방문객이 기존 평균 5만 명에서 올해 7만 3천 명으로 약 2만 3천 명(46%) 증가했다.
특히 군이 성수기 운영 시간을 기존 오전 10시에서 오전 9시로 1시간 앞당긴 조치가 방문객 증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숲속동굴은 예약 없이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다만 휴양림 주차료는 경차 1천 원, 소형차 3천 원, 대형차 1만 원이며, 옥천군민과 국가유공자, 장애인은 주차료가 면제된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성수기 오전 9시부터)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장령산 숲속동굴 체험파크의 소원바위. 옥천군 제공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의 새로운 모델
옥천군의 숲속동굴 사업은 단순한 폐광 정비를 넘어선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의 역사적 자원을 활용하되, 현대적 스토리텔링과 체험 요소를 결합해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창조한 것이다.
특히 대규모 시설 투자 없이도 기존 자원을 창의적으로 활용해 관광객을 유치한 점은 다른 지자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도 휴양림을 찾는 이용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힐링할 수 있도록 관리와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다른 유휴 공간 활용 방안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옥천 숲속동굴의 성공은 폐광이라는 산업유산이 창의적 아이디어와 체계적 투자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동력으로 재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