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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상리 191번지 일원은 양구지역 중심가로 향하는 초입에 위치해 군청이나 버스터미널, 시가지로 향하는 주민과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곳이다.
하지만 대로변에 지은 지 33년에서 55년까지 지난 양곡 창고와 농기계 수리센터 등 농업 관련 건물들이 낡은 모습으로 자리해 도심 미관을 해치고 있다.
이에 양구군은 2022년 말 청정 농산물로 유명한 지역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이곳을 주민 중심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하기로 계획했다.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난 올해 9월 14일, 농협 창고 5동은 그 뼈대만 유지한 채 '버드나무 예술창고'로 재탄생했다.
버드나무 예술창고라는 이름은 양구(楊口)의 '楊'이 버드나무를 뜻하는 한자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예술창고는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지닌 복합문화공간을 의미하며, 특히 유휴공간을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상징성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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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45억5천만원을 들여 낡은 창고 5개 동을 부지 1천610.8㎡, 총면적 1천560㎡ 규모의 문화예술공간으로 꾸몄다.
낡은 슬레이트 지붕은 철제로 말끔히 단장됐고, 칠이 벗겨져 노후한 벽면은 강화유리로 새롭게 꾸며져 실내가 밝고 화사해졌다.
국방부와 협의를 통해 옛 군부대 유휴 부지를 일부 매입해 방문객을 위한 주차장도 충분히 조성할 수 있었다.
아울러 공연 공간이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 애초 다목적실로 만들려던 공간을 소규모 공연장으로 꾸미는 등 시설 조성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필요를 적극 반영했다.
이춘순 양구군 문화예술팀장은 "예전 낡은 건물을 알고 있던 주민들은 말끔하게 변한 공간에 놀란다"며 "낡은 창고에 문화적 가치를 더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주민 예술 공간으로 변모시켰다"고 말했다.
현재 저장고와 양곡 창고, 농기계 수리센터, 창고 시설 등으로 쓰이던 각 건물은 전시관과 140석 규모 공연장, 연습실, 세미나실, 회의실 등 전시·공연·교육·연습 기능을 두루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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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이들 시설을 전시동, 사무동, 공연동으로 구분해 지역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운영 프로그램으로는 지역 신진 작가 공모전·전시회, 작가 토크·강연, 지역 주민 참여형 공동 창작 프로젝트, 청소년·어르신 대상 예술교육, 지역 예술단체 정기공연, 양구 로컬100 및 관광자원 연계 체험 패키지 개발 등을 추진한다.
전시동에서는 양구미술인협회와 함께 버드나무 예술창고 준공 기념 특별전인 "'안과 밖' 그, 경계를 시작하다"를 진행하고 있다.
전시에는 지역 예술인 26명이 참여해 한국화, 서양화, 서예, 조각, 공예, 도자 등 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시설 관계자는 "전시동은 11월 이후로도 개인전이 다 예약돼 있다"며 "사무동 위 연습 공간에서도 주민들이 요가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고, 예약 문의도 이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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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올 연말까지 버드나무 예술창고를 시범 운영한 뒤 사용자 의견을 모으고 관련 조례를 마련해 새해부터 정식 운영을 개시할 방침이다.
박수근미술관, 양구백자박물관, 인문학박물관, 양구공예공방 등 지역 대표 문화예술 공간과 연계해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관련 전문기능인력을 지속해서 양성하는 등 시설 활성화에 따른 관광객 증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서흥원 군수는 "버드나무 예술창고가 지역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주민들이 일상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중심지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문화와 예술을 통한 지역 활력 제고와 문화관광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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