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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공연. 조직위 제공

국내 첫 국악 박람회인 '2025영동세계국악엑스포'가 11일 오후 폐막식을 끝으로 한 달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국악의 향기, 세계를 물들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달 12일 충북 영동의 레인보우 힐링관광지에서 개막한 이 박람회는 한 달간 106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아 국악을 세계에 알리고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4만2천여명이 사는 지방 소도시에서 인구보다 24배 많은 관람객 100만명 유치 목표를 달성한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입장료의 일부를 지역화폐로 되돌려주는 행사를 진행해 골목상권으로의 파급효과도 적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이번 박람회는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만남을 컨셉트로 정해 정통 국악(정악·아악)과 퓨전 국악이 어우러진 300여 차례 공연과 전시 프로그램 등을 선보였다.

다양한 장르로 스펙트럼을 확장한 국악 무대는 무겁고 딱딱하다고 느끼던 전통음악의 고정관념을 깨고 놀랄 만큼 유연해진 매력을 양껏 발산했다.

국제민속축전기구협의회(CIOFF) 소속의 유럽, 미주, 아시아, 아프리카 30개국 민속공연단이 초청돼 특색있는 전통춤과 민속음악 등을 선보였고, 거리 퍼레이드를 통해 글로벌 민속문화를 한데 묶는 시도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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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민속공연단. 조직위 제공

국악주제관&세계음악문화관, 미래국악관, 국악산업진흥관으로 이뤄진 3개 전시관도 K팝 뿌리인 국악의 역사와 확장성을 가늠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과의 결합 가능성 등을 시험하는 공간이 됐다.

여기에다 영동군의 향토축제인 난계국악축제, 와인축제, 포도축제가 연계 행사로 치러져 남녀노소, 내외국인이 거부감 없이 어울리는 오감만족 문화축제를 일궈냈다.

11일 오후 6시 열린 폐막식은 박람회 홍보영상 관람, 해외 공연단 굿바이 무대, 축하공연 등으로 꾸며졌다.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공동조직위원장)이 이끄는 영재한음회 단원들이 가야금·거문고·해금 등을 연주했고, 난계국악단은 전명신·정경·장사익 등 국내 정상급 국악인과 협연무대를 열어 대미를 장식했다.

이 자리에서 영동군은 '국악문화도시 No.1 영동'을 선언했다. 박람회 성공을 발판 삼아 '난계국악'을 지역의 문화자산을 뛰어넘는 우리나라 대표 문화 콘텐츠로 키운다는 의지의 담은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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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내부. 조직위 제공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한 명인 난계 박연(朴堧)의 고향인 영동군 심천면에는 국악박물관, 국악기제작촌, 국악체험촌 등이 조성돼 있고, 국내 최초의 군립 난계국악단도 1991년 창단 이후 35년째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박람회를 치르면서 영동군과 조직위는 전국 54개 기관·단체와 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132개 기관·기업의 후원을 이끌어냈다.

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영동군은 국립국악원 분원 유치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아 박람회를 진두지휘한 정영철 영동군수는 "박람회를 통해 영동군은 국악의 중심이면서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이는 데 성공했다"며 "또 하나의 K컬처 선도 지역이 되도록 국립국악원 분원 유치에 탄력이 붙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공동조직위원장) 역시 "박람회 성공 개최가 국악 세계화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국악이 세대와 지역, 문화를 연결하는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성장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힘을 보탰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