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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27일 "인공지능(AI)과 첨단산업의 성장으로 앞으로 10년간 에너지 수요가 이전보다 6배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 참석차 방한한 비롤 사무총장은 이날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세계 에너지 시장이 '전기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10년 전에는 화석에너지와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거의 동일했지만, 오늘날에는 화석에너지에 1달러를 투자할 때 청정에너지, 특히 전력 부문에 약 2달러가 투자된다"며 "AI 등을 통한 변화가 전 세계 에너지 투자 동향을 재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청정에너지 기술에 대한 투자 증가는 많은 국가에 상당한 시장과 경제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면서도 '전력망 문제'가 우려스럽다고 짚었다.

그는 "AI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는 전력망에 과제를 제기한다. 전력망 및 저장시설에 대한 투자는 전력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세계 에너지 시장의 또 하나의 트렌드로 '핵심광물 집중도 심화'를 꼽고, 집중도 완화를 위한 글로벌 협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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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핵심광물은 AI, 배터리, 반도체 등 광범위한 전략적 부문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21세기 에너지 안보의 핵심이지만, 단일 국가에 대한 핵심광물 집중도가 심화하고 있어 이를 완화하기 위한 협력이 중요하다"며 IEA가 추적하는 20가지 전략광물 중 19개가 한 국가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AI 시대를 맞아 청정에너지 기술 제조 분야에 엄청난 기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이 분야 세계 시장이 7천억달러에 달하며 2035년에는 약 2조달러로 세배에 육박할 것이라며 이는 현재 세계 원유 시장 가치에 근접하는 수치라고 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한국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국이 우수한 기술력과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배터리, 전력 기계 등 글로벌 청정에너지 시장에서 기회를 확대할 수 있으며 이는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세계적 노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롤 사무총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호현 산업부 2차관은 25∼29일 부산에서 진행 중인 '에너지 슈퍼위크'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에너지 슈퍼위크'를 관통하는 주제인 전력망, 에너지, AI, 에너지 전환 등이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 등의 국정과제와 긴밀히 연결되고 있다며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과 회원국, 경제체들과 관련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