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에 참석한 (사)한국정원조경연합회 김철민 기획분과위원장, 이근형 사무국장, 김경섭 회장(왼쪽부터).


숲은 단순히 나무와 꽃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속에는 세대를 잇는 배움의 길, 시민과 함께하는 나눔의 자리,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의지가 스며 있다. 이제 막 걸음을 뗀 (사)한국정원조경연합회는 지역의 한계를 넘어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가려 한다. 전남 곳곳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위축된 대학 조경학과와 학생들에게 새 희망을 심으며, 시민과 함께하는 행사로 존재감을 알리려고 한다.

좌담회에 참석한 이들은 ‘소통과 화합’이라는 공통의 화두 아래, 조경의 내일을 논하고 있었다. 예산의 부족, 단체 간의 이견, 청년 세대의 무관심이라는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이번 대화에서는 연합회의 과제와 비전, 그리고 다가올 행사와 희망의 방향을 함께 담아낸다. (편집자 주)

좌담회 참석자

이형철 어반톡 대표 (사회)

김경섭 (사)한국정원조경연합회 회장

김철민 (사)한국정원조경연합회 기획분과 위원장

이근형 (사)한국정원조경연합회 사무국장

어반톡 이형철 대표


연합회의 과제와 비전

-이형철 대표(이하 이 대표): 연합회가 출범하면서 앞으로 어떤 비전과 목표를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김경섭 회장(이하 김 회장): 연합회의 정관에 다양한 사업 목표를 명시해 두었습니다. 조경법 개정에 대한 의견 개진, 지방 조례 개선, 지역 대규모 개발사업에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시민을 대변하는 역할도 중요합니다.

-김철민 기획분과위원장(이하 김 위원장): 특히 광주·전남 지역에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10개 가운데 7개가 추진 중입니다. 이 큰 면적의 운영과 관리에 저희 전문가 집단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게 목표입니다. 더 나아가 정원 페스티벌, 조경 박람회 등을 통해 지역의 자원과 생산 기반을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한 방향입니다.

(사)한국정원조경연합회 김경섭 회장


전남 지역 참여 확대의 과제

-이 대표: 연합회가 광주 중심으로 활동하다 보니 전남 지역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건 아닌지 우려됩니다.

-김 위원장: 맞습니다. 전남은 넓고 특성이 다양한 만큼 소통이 쉽지 않습니다. 저희가 직접 찾아가 강요하기보다는, 정부 정책이나 도정 기획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참여를 유도하려 합니다.

-김 회장: 현재는 광주시와 관계가 탄탄해졌고, 나주와 순천 등 전남 일부 지자체에서도 협력을 시작했습니다. 예컨대 올해 나주 정원 페스티벌에 연합회가 작품을 출품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점차 지자체와 학계를 연결해 외연을 넓히겠습니다.

(사)한국정원조경연합회 이근형 사무국장


대학 조경학과와 청년 세대

-이 대표: 조경학과가 축소되고 학생들이 전공을 살리지 않는 현실이 걱정됩니다. 연합회 차원의 대응은 어떻습니까?

-이근형 사무국장(이하 이 국장): 취업률은 높지만 학생들이 조경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학교 축제나 MT, 각종 행사에 직접 참여해 학생들과 소통하려 합니다. 선배들과의 만남을 통해 조경의 매력을 느끼게 하고, 진로 선택에 동기부여를 주고자 합니다.

-김 위원장: 10월부터 지역 대학을 순회하며 학생들과 교류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교수님들과 협력해 강연, 체험, 멘토링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단순한 강의보다 현장에서 손으로 직접 가드닝을 해보는 프로그램을 기획 중입니다.

-이 국장: 또 하나는 표창 제도입니다. 각 대학 모범 학생을 추천받아 연합회 표창장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교수님들의 반응도 좋습니다. 장학금보다는 학생들에게 ‘스펙’이 되는 표창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사)한국정원조경연합회 김철민 기획분과위원장


시민과의 접점, 홍보 전략

-이 대표: 일반 시민과 더 가까워질 방법, 홍보 전략은 어떤 게 있습니까?

-김 회장: 전남일보 등 지역 언론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또 민간정원 교육과 같은 현장에서 연합회의 활동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 대표: 젊은 세대에겐 회의실 좌담보다 야외 활동, 가드닝 행사 같은 현장 체험이 홍보에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젊은 세대는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공유할 수 있는 ‘가치 소비’ 콘텐츠를 선호합니다.

-이 국장: 맞습니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1박 2일 체험 프로그램도 고려해 보겠습니다. 홍보를 위해 앞으로는 행사뿐 아니라 체험 프로그램, 교육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SNS를 통해 공유하겠습니다.

-이 대표: 연말까지 남은 큰 행사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이 국장: 10월 28일, 광주 제1호 민간정원 휴심정에서 ‘조경인의 밤’을 개최합니다. 세미나와 화합의 자리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김 회장: 무궁화 정원 조성, 담양의 국립정원문화원 개원식, 나주 정원 페스티벌 등도 있습니다. 모두 연합회의 존재감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사)한국정원조경연합회 김경섭 회장(앞줄 왼쪽에서 세번째) 등 회원들이 지난 8월 국회 기후위기 특별위원회 민형배 의원(앞줄 왼쪽에서 네번째) 광주 사무소를 찾아 간담회를 가졌다. (사)한국정원조경연합회 제공

운영의 어려움과 희망

-이 대표: 여러 단체가 모였으니 의사결정이 복잡하지는 않습니까?

-김 회장: 처음부터 양보와 경청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목소리를 크게 내기보다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며 함께 가는 것이 원칙입니다. 또 지자체장, 의원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협조를 구하고 있습니다.

-이 국장: 저희 올해 목표는 ‘소통과 화합’입니다. 회원과 단체 간에 똘똘 뭉쳐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습니다. 희생이 따르지만, 그만큼 보람도 큽니다.

-이 대표: 오늘 좌담을 통해 협회의 지난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을 확인했습니다. 지역의 조경이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더 많은 시민과 학생, 전문가가 함께해야 합니다. 연합회의 헌신이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지고, 미래 세대를 키우는 힘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