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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 조감도. 광주시 제공

포스코이앤씨가 광주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추진 중인 대규모 주상복합 개발사업에서 손을 뗐다. 17일 챔피언스시티 복합개발 피에프브이와 광주시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사업자에게 챔피언스시티 주택 개발 시공 관련 협상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이로 인해 공동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던 대우건설이 단독으로 시공을 맡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착공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벌어진 급작스러운 변화다.

총 4천15세대의 주거시설과 업무·상업시설, 특급호텔

챔피언스시티는 광주 북구 임동 100-1번지 일원 29만8천㎡ 부지에 조성되는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이다. 총 4천15세대의 주거시설과 업무·상업시설, 특급호텔, 역사공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현대백화점 그룹은 더현대 서울보다 1.5배 큰 '더현대 광주'를 건립할 계획이며, 주상복합 시설은 챔피언스시티 복합개발 피에프브이가 '올 뉴 챔피언스시티'라는 이름으로 개발한다.

지난 4월 28일 현대엔지니어링,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이 제출한 시공 의향서를 검토한 결과,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공동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었다.

포스코이앤씨 작업 현장에서 사고가 잇따르자 정희민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이 사과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제공


포스코이앤씨의 잇단 안전사고와 무관하지 않은 듯

건설업계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올해 잇따른 안전사고로 정부의 면허 취소 검토 등 제재 압박을 받은 것이 사업 포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2024년에만 6명이 사망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했으며, 8월 한 달에만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총 8번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포스코이앤씨 측은 "공사 도급계약 조건 협의 과정에서 발주처와 협의가 최종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철수하게 됐다"며 안전사고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포스코이앤씨가 공식적으로는 계약 조건 불일치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연이은 중대재해로 인한 정부의 제재 압박, 사회적 비판, 그리고 향후 건설업 면허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업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대규모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안전사고 위험을 회피하려는 경영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


대우건설 단독 시공으로 일정 차질 최소화

사업자 측은 대우건설과 단독 시공 방향으로 시공 계획을 재조정하고 있으며, 이달 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챔피언스시티 관계자는 "대우건설과 이달 안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며 "오는 10월 말 2단지(3천216세대) 1차 분양을 시작하는 등 주상복합 규모와 착공·분양 일정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3천세대 규모), 서울 서초구 방배15구역 재건축(1천600세대 규모) 등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 사업을 추진 중이며, 최근 청주 흥덕구 복대동 복합개발과 서울 성수2지구 재개발사업에도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