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상명대학의 ‘흙의 움직임(Soil in Motion)’팀

대한민국 환경조경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인재들의 창의력이 한자리에 모였다.

23일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제22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시상식’에서 상명대학교 팀이 출품한 작품 ‘흙의 움직임(Soil in Motion)’이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환경조경학과 홍주형·유민우, 그린스마트시티학과 전아현·김윤태 등 4명으로 꾸려진 상명대팀은 과거 미군 골프장이었던 성남 골프클럽을 단순히 오염 제거 대상지가 아닌 도시 회복의 출발점으로 재해석했다. 토양 정화 과정에서 회복과 개혁의 과정을 담아낸 창의적 발상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국토교통부 장관상과 함께 상금 500만 원을 수상했다.

대상의 영예를 안은 상명대학팀이 지도교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은·동상에 빛난 젊은 상상력

금상(늘푸른재단 이사장상)은 ‘발현(發現): 자라섬의 잠재된 형태를 일깨우다’를 출품한 경희대학교 배경현·신인욱 팀이 차지했다. 이들은 청평댐 건설 이후 지속된 자라섬의 침수 문제를 에너지로 전환, 섬 스스로 형태와 경관을 만들어 나간다는 기발한 발상으로 주목을 받았다.

금상을 받은 경희대학교팀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은상은 두 팀이 수상했다.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김도은·문수혁 팀은 ‘침묵의 땅, 살아나는 기억: 경산 코발트 광산 메모리얼 조성’으로 이름을 올렸다. 학살의 흔적을 단순 공포 체험이 아닌 희생자를 기리고 교훈을 전하는 장소로 바꿔내려는 철학이 돋보였다.

또 한경국립대학교 식물자원조경학부 김서연·강민지·민하정·이윤서·전희원 팀은 ‘정원장(庭園葬)’으로 은상을 받았다. 다중 안치와 식재를 결합한 정원형 묘지를 통해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묘지 관리 문제와 묏자리 부족 문제를 풀어내려 한 점이 주목됐다.

이 밖에도 동상 3점, 장려상 5점, 입선 10점 등 총 22개 작품이 한국조경가협회장상과 ‘환경과 조경’ 발행인상 등 다양한 상을 받으며 이번 대전을 빛냈다.

환경조경대전 시상식에서 한국조경학회 배정한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형태는 무엇을 따르는가?”에 던진 답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운영위원장인 배정한 한국조경학회 회장은 “‘형태는 무엇을 따르는가?’라는 도전적 질문에 열정적으로 응답한 126개 출품작과 지도 교수들에게 깊은 감사와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대회를 후원해온 늘푸른재단 노연상 이사장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풀어낸 학생들의 독창적 상상력에 찬사를 보낸다”며 3천만 원의 후원금을 한국조경학회에 전달했다.

재단법인 늘푸른의 노연상 이사장은 3천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빛난 수상팀의 작품 설명

대상 수상팀은 작품설명회에서 “토양 정화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형태는 기능만이 아니라 회복과 개혁의 과정을 따를 수도 있다는 답을 제시하고 싶었다”라며 작품의 핵심을 전했다.

금상을 받은 경희대 팀은 “청평댐 이후 자라섬의 침수 문제는 기후위기 대응의 시험대”라며 “침수를 에너지로 전환해 섬이 스스로 형태를 만드는 구조를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은상을 받은 서울시립대가 '경산 코발트 광산 메모리얼 조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립대 은상팀은 “경산 보도연맹 학살 사건의 현장이 단순 공포 체험이 아니라, 기억과 교훈의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국립대 은상팀은 “정원형 묘역은 후손이 줄어드는 사회에서 지속 가능한 장례문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전시로 이어지는 공모전의 성과

이번에 수상한 22점의 작품은 9월 23일부터 10월 1일까지 보라매공원 관리사무소에서 전시돼 시민들과 만난다. 젊은 조경가들이 그려낸 미래 도시의 청사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새로운 세대가 그려낸 환경조경의 비전은 흙에서 시작해 도시와 역사,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2025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시상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