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서울정원박람회에서 선보인 '소리의 정원(Sound Garden)'. 조용준 제공
조용준 조경가가 2023년 서울정원박람회에서 선보인 '소리의 정원(Sound Garden)'이 2025년 굿디자인어워드(Good Design Award) 환경디자인 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굿디자인어워드는 국내 최고 권위의 디자인 어워즈로, 산업 및 공공 분야에서 우수한 디자인을 선정하는 대표적인 인증 제도다.
생태 음향을 담은 정원
'소리의 정원'은 하늘공원의 복원된 자연 환경에서 시작됐다. 조용준 조경가는 억새 군락 사이로 들려오는 다양한 생태 음향을 직접 녹음하고 분석했으며, 현장에서 자라는 토착식물을 채집해 새로운 공간 경험의 매개체로 활용했다. 이렇게 수집된 소리와 식물 요소는 광활한 매립지 생태계의 생명력을 방문객에게 은은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IoT 기술 활용 '소리 반사판'과 식물 기반 '레진 아트'는 생태환경의 교육 도구로 재해석된다
작은 공간, 다층적 경험
이 작품은 제한된 면적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기능과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일상적으로는 대상지를 조망하는 전망대 역할을 하며, 이벤트 시에는 공연 무대로 전환 가능하다.
특히 IoT 기술을 활용한 소리 반사판과 식물 기반 레진 아트는 생태환경을 기록하고 이를 교육 도구로 재해석하는 혁신적 시도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모바일 소리 앱을 더해 방문객들은 서로 다른 시간대의 환경음과 생물 소리를 경험할 수 있다. 이는 현장 경험을 시공간적으로 확장하며, 스마트폰 세대가 중시하는 '기록 가능한 공간 경험'이 조경설계와 어떻게 결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소리의 정원'은 사유의 공간으로서 정원의 가치를 새롭게 재조명했다. 유청오 제공
"사유의 공간으로서 정원의 가치 재조명"
심사위원들은 "'소리의 정원'은 사유의 공간으로서 정원의 가치를 새롭게 재조명했을 뿐 아니라, 실제 기술과 접목되어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수상은 조용준 조경가가 자연, 기술, 경험 디자인을 융합하는 실험적 시도를 국내외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소리의 정원'은 단순히 식물을 배치하는 전통적 정원을 넘어, 감각적 경험과 디지털 기술이 어우러진 미래형 조경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