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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조감도. 인천시 강화군 제공

인천시 강화군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 교회인 성공회 강화성당과 용흥궁 공원 일대를 첨단 미디어아트로 꾸미는 사업을 추진, 내년 5월 완공한다.

강화군은 총사업비 13억4천만 원을 투입하는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공간조성 사업이 최근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조건부 통과했다고 21일 밝혔다.

프로젝션맵핑으로 되살아나는 125년 역사

이번 사업은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활용해 대상물의 표면에 빛으로 이루어진 영상을 투사하여 현실에 존재하는 건축물이 다른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첨단 미디어아트를 적용한다.

강화군은 프로젝션 맵핑과 라이팅(조명·레이저) 등 뉴미디어 기술을 토대로 미디어아트 콘텐츠를 개발·제작해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국가유산의 역사성과 공간성을 재해석한 스토리텔링과 몰입형 전시를 더해 야간 관광 명소를 구축, 원도심 활성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문화유산위원회는 최종적으로 국가유산청 검토와 승인을 따르는 것을 전제로 강화군의 사업 추진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달까지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인허가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지며 준공 시점을 내년 5월로 조정했다.

동서양 조화의 건축미, 국가지정 문화유산

1900년 11월 15일 대한성공회 초대 주교인 찰스 존 코프(한국명 고요한)가 건립한 성공회 강화성당은 현존하는 한옥 교회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2001년 국가 사적 제424호로 지정됐다.

성당 건축은 경복궁 공사에 참여했던 대궐 목수가 맡았고, 목재는 압록강에서 운반해 사용했다. 정면 4칸, 측면 10칸 규모의 장방형 중층 건물로, 서양의 바실리카식 교회건축 공간구성을 따르고 있으나 가구 구조는 한식 목구조와 기와지붕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성당 전체 배치는 서쪽에 출입문을 두어 서구 형태를 취하면서도 전체적으로 배(船)의 형상을 따랐다. 세상을 구원하는 방주로서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뱃머리인 서쪽에는 외삼문과 내삼문, 성당 종을 배치하고 중앙에 성당을, 후미에는 사제관을 배치하는 독특한 양식을 보여준다.

성당 내외부에는 서양식 장식이 거의 없는 순수한 한식 목조건축이면서도 교회 기능에 충실한 내부 공간을 연출해, 초기 성공회 선교사들의 토착화 의지가 엿보인다.

철종의 거처 용흥궁도 미디어아트 무대로

강화성당 인근에 위치한 용흥궁은 조선 제25대 왕인 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19년간 머물던 잠저(潛邸)다. 현재는 도시재생 사업을 거쳐 공원으로 조성돼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강화군은 이 두 역사적 공간을 중심으로 미디어아트를 설치해 역사 교육과 관광 콘텐츠를 결합한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경관심의 통과 후 본격 설치 추진

강화군은 올해 안으로 세부 콘텐츠 제작과 함께 인천시 경관 심의를 통과한 뒤 미디어아트 설치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빛 공해와 색채감 등 심사 기준을 맞춰 경관 심의를 준비하고 있다"며 "125년 역사의 국가유산과 첨단 기술이 어우러진 새로운 야간 관광 명소를 만들어 강화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