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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자리 제공

속씨식물은 화려한 꽃을 피우고 많은 씨앗을 만들어 꽃을 보고 몰려든 동물들이 자기 씨앗을 퍼뜨리도록 유도했다. 진화가 더 진행되면서 씨앗의 형태는 동물의 털에 잘 달라붙도록 바뀌고, 꿀벌이 찾아올 때 다리에 꽃가루를 묻힐 수 있도록 꽃 모양을 변형했다. 여기에 향기까지 새롭게 추가하며 그들을 유혹했다. 또한 도토리를 만들어서 다람쥐가 자기 씨앗을 이 숲에서 저 숲으로 옮기게 유도하는 한편, 다람쥐가 땅에 묻은 도토리를 잊어버리게 만드는 화학물질까지 그 안에 넣었다. 그렇게 생존과 번성을 향한 식물의 욕망은 진화를 촉진했다.

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저자가 식물의 욕망과 인간의 욕망을 공진화(共進化·다른 종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진화하는 일) 관점에서 살펴봤다. 달콤함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매개로 전 세계로 퍼진 사과, 인류의 탐미 본능을 자극해서 한 나라(네덜란드)의 경제와 문화를 주무른 튤립, 향정신성 물질로 인간의 의식작용에 관여한 대마초, 세계 시민의 주요 식량인 감자의 진화사를 정리했다.

2007년 출간됐다가 절판됐던 책을 이번에 개정해 재출간했다. 번역을 고치고, 재편집했다고 출판사는 밝혔다. 마이클 폴란 지음. 이경식 옮김.

황소자리. 3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