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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레드클라우드(CRC)는 1953년부터 미2사단 사령부가 주둔했었다. 의정부시 제공
경기 의정부시가 70여 년간 한국전쟁 이후 의정부의 도시 형성과 발전 과정을 담아온 캠프 레드클라우드(CRC) 내 근대 건축물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보존 작업에 나섰다.
시는 지난 10일부터 CRC 내 철거 예정 건축물 중 역사성과 건축적 가치를 지닌 26개소를 대상으로 문화유산 설계 방식의 정밀 도면화 작업을 시작했다. 의정부시 최초의 미군기지 건축물의 체계적인 보존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1953년부터 미 2사단 사령부가 주둔해온 캠프 레드클라우드는 2018년 평택으로 이전하기까지 60여 년간 사용된 공간으로, 한미동맹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건축물이 남아있다. 국방부가 내년 3월부터 환경오염 정화를 위해 본격적인 철거 작업을 하기 전에 역사적 가치를 후세에 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시는 하부 오염이 없고 보존 가치가 높은 예배당 등 일부 건축물은 국방부와 협의를 거쳐 현지 보존하기로 했다. 예배당, 사령부, 차량정비소 등 근현대 역사적 가치가 높은 16개 동의 건축물에 대한 존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과거 회고를 넘어 미래를 준비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의정부시는 CRC 내에 미래산업 핵심 인프라인 '디자인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미디어콘텐츠와 인공지능(AI) 비즈니스 허브를 구축해 첨단산업 육성의 혁신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지난 4월 CRC는 경기경제자유구역 후보지로 지정됐으며, 시는 2027년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목표로 개발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기존 건축물의 역사적 가치를 살리면서, 이 부지를 미래산업 육성의 거점으로 삼아 다음 100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의정부시의 투트랙 전략이 전국 반환 미군기지 활용의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