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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영종도 제2준설토 투기장에서 관찰된 조류. 인천녹색연합 제공
인천녹색연합이 26일 영종도 제2준설토 투기장 일대에 대한 긴급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해당 지역이 대규모 개발 계획으로 인해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이 지역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조류들의 핵심 서식지로 밝혀져 행정 당국의 전면적인 보전 방침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멸종위기종 12종 서식 확인... 알락꼬리마도요는 전 세계 개체 수 7분의 1 수준
인천녹색연합이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6차례에 걸쳐 영종도 제2준설토 투기장 일대를 조사한 결과, 멸종위기종 12종을 포함해 총 51종의 조류가 관찰됐다.
조사 기간 동안 매일 6천에서 1만 1천여 마리의 조류가 이곳을 이용하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마도요의 서식 규모다. 지난달 10일 하루에만 4,200마리의 알락꼬리마도요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현재 전 세계에 서식하는 약 3만 마리의 7분의 1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다.
인천녹색연합은 훼손되는 영종도 일대 기존 조류 서식지를 대신해 인공 공간인 제2준설토 투기장이 이제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조류 서식지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함께 관찰된 멸종위기 조류에는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 큰뒷부리도요, 붉은어깨도요 등도 포함되어 생태적 중요성이 매우 높다.
수상 태양광 및 항만 재개발 계획, 서식지 보전 위협
이처럼 중요한 생태 거점임에도 불구하고, 제2준설토 투기장 일대는 현재 대규모 개발 계획에 직면해 있다.
인천항만공사가 추진하는 대규모 수상 태양광 설비 계획과 해양수산부의 항만재개발사업 추진 가능성이 핵심 조류 서식지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인천녹색연합은 "행정 당국과 인천항만공사는 준설토 투기장의 생태적 중요성을 직시하고 개발 계획을 즉각 재검토해야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인천항만공사에 수상 태양광 사업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한편, 해양수산부에는 제2준설토 투기장을 조류 서식지로 보전하는 방침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조사 자료를 관계 당국에 전달하고 생태적 중요성을 설명하여 보전 방안이 마련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혀, 영종도 제2준설토 투기장 보전을 위한 시민사회의 활동이 본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