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폐해진 아프리카 산림. AI 생성 이미지

기후변화 대응의 최후의 보루였던 지구의 두 거대 열대우림, 아프리카와 아마존이 동시다발적으로 붕괴하고 있다는 절망적인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레스터대학교 연구팀은 아프리카의 숲이 이제 더 이상 이산화탄소(CO2)를 흡수하는 순 흡수원(Net Sink)이 아니라, 오히려 막대한 양의 CO2를 배출하는 순 배출원(Net Emitter)으로 전환되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 충격적인 연구 결과에 더해, 지구 최대의 열대우림인 아마존마저 극심한 기후 스트레스로 인해 기능 부전을 겪으며 '사바나화(Savannization)'라는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최신 관측 결과가 겹치면서, 지구 기후 시스템이 통제 불능의 영역으로 진입했다는 심각한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이 '쌍둥이 붕괴' 현상은 인류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쌓아 올린 모든 정책과 전략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탄소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아프리카 숲의 극적 반전과 규모

수십 년간 아프리카의 숲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완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CO2를 흡수하여 목재와 토양 속에 탄소를 가두는, 지구의 거대한 자연적 에어컨 역할을 수행해온 것이다. 그러나 레스터대학교 하이코 발츠터(Heiko Balzter) 교수팀이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를 통해 공개한 연구 결과는 이러한 안이한 기대를 산산조각 냈다.

연구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0년 사이 CO2 흡수량을 늘리며 긍정적인 추세를 보이던 아프리카 산림은, 이후 열대우림 전역에 걸친 광범위한 훼손을 겪으며 탄소 흡수와 배출의 미묘한 균형이 완전히 깨졌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아프리카 대륙에서 사라진 산림 바이오매스는 매년 약 1,600억 kg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수치는 단지 나무 무게의 상실을 넘어, 대규모 산림 벌채와 황폐화가 진행되면서 저장되어 있던 탄소가 CO2 형태로 대기에 즉시 방출되었음을 의미한다.

1,600억 kg의 손실은 예를 들어, 전 세계에서 가장 CO2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 중 하나인 독일의 연간 CO2 배출량의 상당 부분에 육박하는 규모의 탄소 배출 효과를 야기한다. 이로써 아프리카 숲은 공식적으로 지구 기후변화의 가속 페달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첨단 위성 데이터와 기계학습으로 포착된 '10년의 비극'

이러한 전 지구적 경고는 과거의 제한적인 현장 측정만으로는 불가능했던, 혁신적인 첨단 기술의 결합으로 포착됐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전역의 산림 변화를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미항공우주국(NASA)의 GEDI(Global Ecosystem Dynamics Investigation) 레이저 관측 장비와 일본의 ALOS 레이더 위성 자료를 활용했다.

GEDI는 우주에서 레이저 펄스를 쏘아 나무의 높이와 숲의 3차원 구조를 측정함으로써, 지상에서 직접 측정하기 어려운 바이오매스의 양과 변화를 비파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고정밀 데이터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이 방대한 위성 관측 자료에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법을 적용하여, 수천 건의 지상 현장 산림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델을 훈련시켰다.

기계학습은 방대한 위성 이미지와 레이더 신호 속에서 미세한 산림 변화 패턴, 즉 산림 훼손과 황폐화의 흔적을 지역 단위까지 놓치지 않고 포착하여 그 규모를 정량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아프리카 대륙 전역의 바이오매스 변화를 10년에 걸쳐 최고 해상도로 보여주는 정밀한 지도를 완성했으며, 이는 인류에게 아프리카 숲의 '탄소 흡수원 붕괴'를 부정할 수 없는 과학적 증거로 제시한다.

아프리카 산림 붕괴의 원인: 비극을 부른 개발 압력과 황폐화

아프리카의 산림 바이오매스 손실은 주로 콩고민주공화국(DRC), 마다가스카르,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 등 열대 습한 지역의 넓은잎나무 숲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이 지역은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생물 다양성을 자랑하는 동시에, 탄소 저장 능력 또한 가장 뛰어난 곳이다. 이러한 핵심 생태계의 붕괴는 복합적인 요인, 즉 개발 압력과 취약한 거버넌스가 결합된 결과다.

첫째, 산림 훼손(De-forestation)이다. 대규모 농경지 개간, 특히 팜유나 대두 같은 상업 작물 재배를 위한 개간과 목축업 확장이 주요 동인이다.

둘째, 산림 황폐화(Forest Degradation)이다. 이는 숲 전체를 밀어버리는 행위가 아니라, 선택적 불법 벌목, 무분별한 땔감 채취, 그리고 열악한 도로 건설 등이 숲의 밀도와 건강을 서서히 약화시키는 현상이다.

특히 사바나 지역에서 관목 증가로 인한 일부 바이오매스 증가가 있었으나, 이는 열대우림의 손실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며, 전체적인 탄소 완충 기능 상실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손실은 해당 지역의 생물 다양성 감소와 토양 침식 가속화라는 2차 재앙까지 동반한다.

아마존의 산림 훼손 AI이미지.


글로벌 비상사태: '지구의 허파' 아마존의 기능 부전과 사바나화 임계점

아프리카의 위협적인 전환에 더해, 지구상 최대의 탄소 흡수원이자 지구 기후 조절의 심장부인 아마존 열대우림 역시 기능 부전에 빠졌다. 수십 년간 벌채와 더불어,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 자체가 유발한 극심한 메가 가뭄과 연이은 대형 산불이 아마존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최신 과학 보고서들은 아마존의 상당 부분이 이미 CO2 흡수 능력을 상실하고 순 배출원으로 돌아섰다고 경고한다. 특히 위험한 것은 '사바나화(Savannization)'의 가속화다.

이는 숲 자체가 기후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악순환, 즉 긍정적 피드백 루프(Positive Feedback Loop)에 빠졌음을 의미한다. 숲이 파괴되거나 가뭄으로 나무가 죽으면 증발산(Evapotranspiration)이 줄어들어 지역 내 강수량이 감소하고, 이는 다시 극심한 건기를 초래한다.

가뭄과 고온 스트레스 하에서 나무들은 수분 손실을 막기 위해 광합성 활동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거나 죽어버린다.

이로 인해 울창한 우림이 건조하고 불에 취약한 관목 지대(사바나)로 변하면서, 저장된 탄소가 대규모 화재를 통해 한꺼번에 방출되는 '탄소 폭탄'이 터지는 것이다.

2024년 아마존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화재 시즌은 독일의 연간 CO2 배출량에 필적하는 엄청난 양의 탄소를 대기로 뿜어내며 이 위기의 심각성을 전 지구적으로 각인시켰다.

파리협정 '빨간불': 전 지구적 '탄소 예산'의 재앙적 오류와 긴급 조치

아프리카와 아마존의 '쌍둥이 붕괴'는 인류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설정한 모든 목표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국제 사회는 파리 기후협정의 2°C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 예산(Carbon Budget)'을 설정해왔다. 이 예산은 숲과 바다 같은 자연적 흡수원들이 매년 일정량의 CO2를 흡수해 줄 것이라는 전제 하에 계산되었다.

그러나 두 거대 숲이 이 흡수 능력을 잃고 배출원으로 전환되면서, 인류에게 남은 탄소 예산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었다. 흡수되기를 기대했던 CO2를 인류가 직접 감축해야 할 뿐만 아니라, 숲에서 새로 배출되는CO2까지 더하여 상쇄해야 하기 때문이다.

발츠터 교수가 경고했듯이, 이는 선진국과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훨씬 더 깊게, 그리고 더 빠르게 감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해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긴급하고 다각적인 조치가 요구된다. 공동 연구자인 네자 아실 박사는 불법 벌목에 대한 강력한 국제적인 관리와 단속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나아가, AFR100 (아프리카 자연 1억 헥타르 복원 프로그램)과 같은 대규모 복원 사업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과 기술 이전이 필수적이다. 또한, 산림을 가장 잘 보존해온 토착민들의 토지 소유권을 강화하고 그들의 전통적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구의 자연적 완충 장치들이 무너지는 이 중대한 시점에서, 인류의 즉각적인 행동만이 기후변화의 가장 비극적인 시나리오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