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릉한방·그린바이오 공동협력 업무협약식.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홍릉 지역을 산림자원 기반의 그린바이오 중심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국립산림과학원은 9일 경희대학교, 동대문구, 서울약령시협회, KAIST 경영대학 등 5개 기관과 '홍릉 한방·그린바이오 연구협력 및 지역상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정부의 제약·바이오산업 국가 전략 산업화 기조에 맞춰, 오랜 전통을 가진 홍릉의 한방·바이오 기술력과 국립산림과학원의 전문적인 산림 연구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산림 그린바이오란 무엇인가

국내 자생 보리밥나무와 보리밥 나무로 만든 탈모 예방 시제품.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그린바이오는 농업생명자원에 생명공학기술을 적용해 농업과 전후방산업 전반에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산업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종자, 미생물 비료·농약, 곤충소재, 식물백신, 기능성 식품, 바이오 디젤 등이 포함된다.

이 중 산림 그린바이오는 우리나라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산림자원을 활용한 그린바이오 분야로, 산림생명자원에서 추출한 바이오소재 발굴과 이용기술 개발을 핵심으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산림에서 얻어지는 유지성분, 색소성분, 도료성분, 인피섬유, 수액 등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분석하고 활용성을 발굴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바이오 화합물 생산 기술을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300℃ 이하의 물로 산림바이오매스를 열수 처리해 하이드록시메틸푸르푸랄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는 바이오플라스틱의 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산림 그린바이오의 산업적 확장성

2025년 9월 열린 '한방·그린바이오 융합 심포지엄'.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림 그린바이오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산업적 확장이 가능하다.

첫째, 기능성 소재 및 화장품 산업이다. 산림생명자원에서 추출된 천연물은 기능성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의 핵심 원료로 활용된다.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에서는 이러한 활용성이 높은 산림바이오소재의 이용기술 개발을 통해 맞춤형 생활소재로 적용하기 위한 가공기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둘째, 친환경 바이오소재 및 화학산업이다. 화석연료 기반 생산을 바이오 기반으로 대체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다. 산림바이오매스로부터 생산되는 퓨란계 화합물은 폴리우레탄 등의 소재나 소재 강화제로 널리 활용되며, 이를 통해 바이오플라스틱, 친환경 인테리어 소재 등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셋째, 한방 및 천연물 신약 개발이다. 산림약용자원을 활용한 천연물 기반 신약 개발은 제약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특히 홍릉 지역의 전통적인 한방 기술력과 결합하면 원료 확보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구축이 가능하다.

그린바이오 전체 시장은 2020년 약 1조 200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6.7%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국내 그린바이오 산업 규모를 2020년 5조 4000억원에서 2027년까지 10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홍릉 클러스터, 산림바이오 산업화의 핵심 거점으로

홍릉 한방·그린바이오 연구협력 및 지역상생을 위한 MOU 체결.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협약기관들은 한방·그린바이오 분야 공동 연구, 자생 산림소재 기반 원료 공급망 및 유통 체계 구축, 지역 기반 기술 사업화 및 스타트업 육성 확대, 서울약령시 활성화를 위한 상생 프로그램 추진 등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김용관 국립산림과학원장은 "이번 협약은 홍릉 일원의 한방·그린바이오 연구 역량을 결집해 국가 바이오 산업 성장 기반으로 연결하는 첫걸음"이라며, "협약 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사업화 지원 확대 및 일자리·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성공적인 클러스터 모델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산림자원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산림 그린바이오 산업은 탄소중립 실현과 동시에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홍릉 클러스터가 이러한 산림 그린바이오 산업화의 성공 모델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