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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신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대구 군위군과 경북 의성군에 들어서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TK신공항)이 총사업비 2조7천억원을 투입해 기존 대구국제공항보다 7.8배 큰 규모로 조성된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TK신공항 민간공항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TK신공항은 특별법에 따라 대구 도심에 위치한 대구국제공항과 공군기지를 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 일대로 이전해 민·군이 함께 사용하는 공항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민간과 군 공항을 동시에 이전하는 것은 국내 최초 사례다.
왜 이전하나…도심 포화·안전 문제 해소가 출발점
TK신공항 건설의 가장 큰 배경은 대구 도심에 자리한 기존 공항의 구조적 한계다. 대구국제공항은 주거 밀집 지역과 인접해 소음 피해가 지속돼 왔고, 확장 여지도 사실상 없는 상황이었다. 활주로 길이와 계류장 규모가 제한돼 중·장거리 국제선 확대에도 제약이 컸다.
여기에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이 혼재되면서 안전 관리와 운영 효율성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TK신공항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장기적으로는 대구·경북을 아우르는 거점 공항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기존 공항보다 7.8배…남부권 핵심 인프라 구축
TK신공항 민간공항 부지는 133만7천㎡, 여객터미널은 12만3천650㎡로 현재 대구공항보다 각각 7.8배, 4.5배 확대된다.
여객 전용 주기장은 기존 11대에서 20대로 늘어나며, 계류장과 군위·의성 2곳의 화물터미널도 들어선다.
활주로는 길이 3천500m, 폭 46m로 건설돼 B747-400, A380 등 중대형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2천744m는 군 공항 사업으로, 나머지는 민간 공항 사업으로 나눠 조성된다.
미주·유럽 직항 가능…국제노선 확대 기대
활주로 규모 확대로 현재 대구공항에서 운항이 어려웠던 미주·유럽 노선의 직항 취항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토부는 TK신공항을 단순한 지역 공항이 아닌, 중·장거리 국제선 운항이 가능한 남부권 핵심 공항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화물터미널 확충을 통해 항공 물류 기능이 강화되면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대구·경북 주력 산업의 글로벌 수출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류 충돌·오버런 대비…안전성 대폭 강화
안전 대책도 대폭 강화된다.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은 259m를 확보하고,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날 경우 제동 효과를 내는 활주로 이탈 방지 시스템(EMAS) 도입 여부도 설계 단계에서 검토한다.
또 조류탐지 레이더 2기를 설치하고, 공항 운영 단계에서는 군과 협력해 조류 퇴치 및 예방 대책을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접근성 개선…고속도로·국도 연결
공항 접근성 향상을 위해 중앙고속도로와 연결되는 동측 진입도로(4차로)와 국도 28호선과 연결되는 북측 진입도로(2차로) 건설도 사업에 포함됐다.
향후 철도 연계 교통망 구축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대구·경북 전역에서 1시간 내 접근이 가능한 공항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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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신공항 활주로 및 터미널 부지 계획. 국토부 제공
‘지속가능 녹색공항’ 구현
TK신공항은 건설·운영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녹색공항’을 지향한다.
공사 단계에서는 단계적 장비 투입으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운영 단계에서는 태양광·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다.
공항 구역 내 지상 조업 차량은 전기·수소 차량으로 전환해 친환경 공항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민간과 군이 공동 사용하는 시설은 통합 설계·시공 방식으로 추진해 중복 투자를 막는다. 이를 통해 사업비 절감과 공사 기간 단축, 운영 효율성 제고라는 효과를 동시에 노린다.
산업구조 재편·지역 소멸 대응 기대
국토부는 TK신공항이 단순한 SOC 사업을 넘어 지역 산업 구조 개편과 성장 동력 창출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물류·관광 산업은 물론, 공항 배후지 개발을 통한 첨단산업·물류단지 조성도 가능해진다.
대구 도심에 남게 될 기존 공항 부지는 주거·산업·공공시설 등으로 재편돼 도시 공간 구조 개선과 부동산 가치 상승 효과도 기대된다.
수만 명 고용 창출…지역경제 파급 효과
공항 건설과 운영, 배후 산업 육성을 통해 수만 명 규모의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도 예상된다. 관광객 증가로 숙박·외식·문화 산업이 활성화되고, 항공 화물 물동량 증가로 지역 기업의 물류 비용 절감 효과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국토 균형발전 마중물 될 것”
신윤근 국토부 대구경북통합신공항건설추진단장은 “TK신공항은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국토 균형발전을 견인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개항까지 국토부와 국방부, 대구시, 경북도, 공항공사 등 관계기관이 힘을 모아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TK신공항은 향후 대구·경북을 넘어 남부권 전체의 하늘길과 산업 지도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