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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PG)

부산시와 LG전자가 정원을 ‘기후 대응 인프라’로 확장하는 민관 협력 모델을 구축하며 지방정부–기업 간 ESG 경영 협력의 모범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단발성 사회공헌을 넘어 도시의 탄소중립 전략과 기업의 기술·자원을 결합해 실질적인 환경 성과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산시는 23일 오전 시청 국제의전실에서 LG전자와 ‘부산 낙동강정원 사회 가치경영(ESG) 기업 동행 정원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정원을 단순한 경관 조성 사업이 아닌 탄소 흡수와 생태 회복 기능을 수행하는 ‘기후 대응 인프라’로 확장하기 위한 민관 협력 사업으로, 도시 차원의 탄소중립 이행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부산 낙동강정원의 국가정원 지정 추진 과정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의미도 담고 있다.

협약에 따라 부산시는 낙동강정원과 바다숲 정원 등 대상지 조성을 위한 행정적 지원과 정책 연계를 담당하고, 조성 이후에는 체계적인 유지·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LG전자는 정원 조성과 생태계 복원을 위한 재정 지원을 맡는 한편, 기능성 소재인 ‘마린 글라스(Marine Glass)’를 활용해 염생 식물의 생존율과 생장률을 높이는 실증·모니터링을 수행한다.

갈대와 칠면초 등 염생식물은 최근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흡수·저장하는 ‘블루카본’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어, 이번 사업은 도시형 블루카본 확대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번 협약은 부산시와 LG전자가 최근 수년간 이어온 ESG 경영 협력의 연장선에 있다. 양측은 기후 위기 대응과 생태 보전, 지속가능한 도시 환경 조성을 목표로 다양한 협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LG전자는 환경 기술과 디자인 역량을 활용해 정원과 도시 공간을 친환경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시도를 지속해 왔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부산 가든쇼’에서도 확인됐다.

LG전자는 ESG 경영 철학을 반영한 정원 작품을 출품해 시민과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LG전자는 김윤빈 작가의 '마빈글라스 정원'를 후원해 해양도시 부산의 정체성과 투명한 빛의 이미지를 담아냈다.

이 작품은 자연 친화적 소재와 공간 구성, 기후 변화 대응 메시지를 결합한 전시로, 정원이 단순한 관람 대상이 아니라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적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부산시는 이를 통해 기업의 ESG 활동이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도시 정책과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2025 부산 가든쇼에서 LG전자는 김윤빈 작가의 작품 '마빈글라스 정원'를 후원했다. 이 작품은 해양도시 부산의 정체성과 투명한 빛의 이미지를 담아냈다.


부산시와 LG전자의 협력은 선언적 수준을 넘어 실증과 확산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단순 후원이나 캠페인이 아니라 기술 적용과 성과 측정, 유지·관리까지 포함한 구조를 통해 환경적 효과를 장기적으로 축적하는 방식이다.

이번 낙동강정원 협약 역시 염생식물 생육 데이터와 관리 경험을 축적해 향후 다른 하천·연안 지역으로 확산 가능한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부산시는 이러한 민관 협력 구조가 도시 탄소중립 전략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이 정책과 공간을 제공하고, 기업이 기술과 재원을 결합함으로써 기후 대응을 위한 도시 인프라를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LG전자 역시 지역 기반 ESG 협력을 통해 환경 기술의 사회적 가치를 입증하고, 지속가능경영의 성과를 지역사회와 공유한다는 전략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낙동강 정원을 탄소중립 실천의 거점으로 조성해 시민 일상 속에서 자연과 공존하는 ‘정원 속의 도시, 부산’을 실현해 나가겠다”며 “이번 협약은 지방정부와 기업이 함께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