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발견된 신종 쏙류. 기후부 제공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전 세계에서 처음 확인된 쏙류 신종 1종과,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게붙이류 미기록종 1종이 발견됐다. 해양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성과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전북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제주 서귀포 문섬 인근 해역에서 해양 무척추동물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새로운 종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바닷속 모래에 굴을 파는 쏙류 신종

이번에 확인된 쏙류 신종은 수심 약 40m의 모래 경사면에서 발견됐다.

이 종은 전 세계적으로 8종만 알려진 ‘가이시마쏙 속’에 속하지만, 몸의 형태와 유전자 정보가 기존 종들과 뚜렷하게 달라 신종으로 판명됐다.

쏙류는 바닷속 퇴적물에 굴을 파고 사는 생물로, 해저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현장에서 확인된 굴의 분포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에 수천 마리 이상의 개체가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4월 발견된 국내 미기록종 게붙이류. 기후부 제공


바다조름과 함께 사는 게붙이류 첫 확인

또 다른 발견은 ‘포르셀라넬라 하이가에’라는 게붙이류다. 이 종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열대·아열대 해역에 주로 서식하지만, 우리나라 바다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게붙이류는 바다조름이라 불리는 해양 생물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특징이다.

바다조름은 바닷속 모래에 몸을 고정한 채 촉수를 이용해 먹이를 잡는 동물이다.

이번에 발견된 게붙이류는 바다조름의 잎 모양 구조물 사이에서 살며, 넓은 턱다리를 이용해 바닷속 유기물과 플랑크톤을 걸러 먹는 모습이 관찰됐다.

해양 생물다양성 연구 계속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앞으로 추가 조사를 통해 이들 생물의 정확한 서식 규모를 파악하고, 연구 결과를 학술지에 발표한 뒤 국가생물종목록에 공식 등록할 계획이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우리나라 바다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생물이 많다”며 “생물다양성을 정확히 조사하고 알리는 일은 미래 환경을 지키는 중요한 기초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제주 바다가 여전히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품고 있음을 보여주며, 해양 생태계 보전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