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회 의원호관에서 열린 '신 산림국부론 포럼' 산림청 제공
산불 피해목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활용해 국가적 브랜드 가치를 높이자는 제안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산림청은 지난 3월 영남권 대형 산불 이후 피해목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新)산림국부론 포럼’을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포럼은 산림청과 환경노동위원회 김형동 국회의원실이 공동 주최했으며, (사)한국합판보드협회, (주)코아스, 동화기업(주), 미래전환정책연구원 등 산림·산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날 포럼의 최대 화제는 발제자인 민경중 (주)코아스 대표의 제안이었다. 민 대표는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때 산불 피해목으로 제작한 가구를 전시하고, 나아가 정상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아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민경중 대표가 '산불 피해목의 APEC 활용과 신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코아스 제공
민 대표는 발표에서 “우리는 숲의 상처를 의미없이 지워버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산불 피해목으로 가구를 만들어 APEC 정상들이 모이는 곳에서 멈췄던 숲의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것이 K-혁신이고, 미래입니다”라며, “우리의 도전은 곧 지속 가능한 내일로 국산 목재 기반의 가구 산업을 선도해 국가 경제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기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산불 피해목은 수피의 탄화 부분을 제외하면 일반 목재와 같은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며, 방치될 경우 2차 산사태 위험과 자원 가치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김택한 미래전환정책연구원장은 “우리의 목재 자급률은 18.6%로 독일(53%), 일본(41%)에 크게 못 미친다”며 “피해목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연계하는 새로운 목재 이용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동 의원은 “산불 피해 지역 주민 지원을 위해 산불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포럼을 기점으로 피해목이 경제 자원으로 활용돼 주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미라 산림청 차장은 “산불 피해목 고부가가치 활용은 목재 주권 확보와 자원 독립의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이번 논의가 대한민국 목재 독립의 도약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산불 피해목의 밸류체인은 한국의 친환경 이미지도 부각시킬 수 있다. 코아스 제공
산불 피해목을 국제 무대인 APEC에서 ‘가구 외교’로 승화시키겠다는 민경중 대표의 발제는 재해 자원을 새로운 국가 브랜드로 전환하는 창의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안이 산불 피해 지역 재건과 국산 목재의 가치 제고, 나아가 한국의 친환경 이미지를 동시에 부각시킬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