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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평군은 지난 10일 읍내리에서 보납산∼늪산 생태통로 복원 사업 준공식을 열었다. 가평군 제공

가평군이 86년간 끊겨 있던 보납산과 늪산 사이의 생태통로를 마침내 복원했다.

군도 14호선과 레일바이크 노선 위를 가로지르는 길이 27m, 폭 15m 규모의 교량을 건설하는 데 총 43억 원이 투입됐다.

가평군은 이 사업으로 야생동물 종 다양성 증진과 환경 학습장 활용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예산의 효율성과 현재 통로의 활용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43억' 복원, 그 필요성은 충분했나?

이번 복원 사업은 오랜 시간 동안 주민들이 요구해 온 숙원 사업이었다. 과거 일제강점기에 도로와 경춘선 철도가 개설되면서 끊어진 생태축을 잇는다는 명분은 분명하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만큼, 사업의 효용성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필요하다.

낮은 활용도의 땅 위에 지어진 통로: 생태통로가 복원된 지점은 차량 통행량이 급격히 감소한 군도 14호선과 전철 개통으로 폐쇄된 뒤 레일바이크 노선으로 사용되는 구 경춘선 철로 위다. 주민들은 이 구간의 활용도가 낮다고 주장하며 복원을 요구해왔다.

장기적 관점의 투자 vs. 당장의 효용성: 가평군은 종 다양성 확보 등 생태계 회복이라는 장기적 목표를 강조하지만, 43억 원이 투입된 이 교량이 단기간에 가시적인 야생동물 통행량 증가나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복원의 기대 효과와 과제

보납산과 늪산은 가평 지역의 중요한 녹지 축이다. 전문가들은 단절된 생태계가 연결되면 장기적으로 야생동물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유전적 건강성이 높아지는 효과는 분명하다고 평가한다.

동물 이동 모니터링 필수: 복원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통로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설치 후 야생동물의 이동 패턴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습장 활용 구체화해야: 가평군은 환경 학습장으로 활용할 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인프라 구축 방안이 뒤따라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이 시설의 공익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가평군의 생태 복원 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결국 투입된 세금만큼의 가치를 얻으려면, 단순히 교량을 연결하는 물리적 복원을 넘어 복원된 생태통로를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할지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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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보납산∼늪산 생태통로 복원 조감도. 가평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