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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선 삼척∼영덕 구간을 달리는 열차 [촬영 성연재]

국토교통부가 오는 30일부터 중앙선과 동해선, 강릉선에 최고 시속 260㎞의 KTX-이음을 신규 투입하면서 동해안과 중부내륙, 부산·울산권을 잇는 철도 교통 지형이 크게 바뀌고 있다. 단순한 열차 증편을 넘어 이동 시간 단축, 정차역 확대, 생활권 재편까지 아우르는 변화로, 지역 균형발전과 관광·산업 활성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중앙선 고속화, ‘내륙을 관통하는 두 번째 서울–부산 축’

중앙선 청량리∼부전 구간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반도 내륙을 가로지르는 대표 노선이다. 이번 KTX-이음 투입으로 최단 운행 시간은 3시간 38분으로 줄어들며, 기존 경부고속선과는 또 다른 고속철도 축이 완성됐다.

특히 안동∼영천 구간 신호 시스템 개량을 계기로 열차 속도가 향상되면서, 안동·영주·제천 등 중부내륙 도시들은 수도권과 부산을 모두 4시간 이내에 연결하는 교통 여건을 갖추게 됐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교통 접근성이 약했던 내륙 지역이 본격적으로 고속철도 생활권에 편입됐다는 평가다.

오는 30일부터 중앙선과 동해선, 강릉선에 최고 시속 260㎞의 KTX-이음이 신규 투입되면서 교통 지형이 크게 바뀌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열차 3배 증편, 이동의 선택지 넓어지다

운행 횟수 확대는 이용객 체감도를 높이는 핵심 변화다. 청량리∼부전 구간은 하루 6회에서 18회로 세 배 늘어나고, 청량리∼안동 구간도 18회에서 20회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출장, 통근, 당일 왕복 일정이 훨씬 유연해지면서 중부내륙 지역 기업 활동과 공공·행정 업무 효율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서는 “이제 열차 시간에 맞춰 일정을 짜는 것이 아니라, 일정에 맞는 열차를 고를 수 있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반응이 나온다.

정차역 확대, 고속철도의 문턱을 낮추다

그간 중앙선 KTX-이음이 정차하지 않았던 덕소, 북울산, 남창, 기장, 신해운대, 센텀역에도 일부 열차가 새롭게 정차한다. 이는 고속철도가 대도시 중심이라는 한계를 넘어, 생활 밀착형 교통수단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울산 동부권과 부산 해운대·센텀 지역에서는 서울 접근성 개선에 따른 비즈니스 수요 확대와 함께, 전시·컨벤션·관광 연계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환승 부담 없이 수도권을 오갈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동해선 KTX-이음 투입, ‘관광선’에서 ‘생활선’으로

동해선 부전∼강릉 구간에는 KTX-이음이 하루 총 6회 신규 투입된다. 이에 따라 평균 운행 시간은 3시간 54분으로 단축돼, 기존 ITX-마음(5시간 4분) 대비 약 1시간 10분이 줄어든다.

부산·울산에서 강릉과 동해안 주요 도시를 당일치기로 오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서, 동해선은 단순 관광 노선을 넘어 일상 이동과 업무 이동을 아우르는 생활선으로 기능이 확장될 전망이다.

동해안 관광지 “사계절 관광 기반 다져질 것”

동해선은 개통 11개월 만에 누적 이용객 181만 명을 기록하며 빠르게 안착했다. KTX-이음 투입으로 접근성이 더욱 개선되면, 강릉·동해·삼척 등 동해안 관광지는 물론, 경북 북부와 영동 지역 전반의 관광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강원 지역 지자체 관계자는 “부산·울산권 관광객 유입이 본격화되면 주말·여름 성수기에 집중됐던 관광 패턴도 완화될 것”이라며 “숙박·외식·지역 교통 등 연관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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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동해선·강릉선 열차 운행 구간. 국토교통부 제공

강릉선 증편, 수도권–동해안 이동 숨통

강원 지역에는 강릉선 KTX-이음(청량리∼강릉)도 총 4회 추가 투입된다. 이에 따라 주말과 휴가철 반복되던 좌석난이 완화되고, 수도권 관광객 유입도 보다 안정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역 관광업계는 “열차 공급이 늘어나면 당일 여행과 1박 2일 상품 구성도 한층 다양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생활권 철도’로 진화하는 KTX-이음

교통 전문가들은 이번 확대를 KTX-이음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한다. 대도시 간 초고속 이동에 집중했던 기존 고속철도와 달리, KTX-이음은 중간 도시와 내륙·해안 지역을 촘촘히 연결하는 구조를 갖췄다는 것이다.

특히 중앙선과 동해선이 부전에서 만나는 구조는 부산·울산권을 동해안과 중부내륙으로 확장하는 철도 허브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철도망 촘촘히 구축해 더 많은 국민 혜택”

윤진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KTX-이음 신규 투입으로 잠재력이 풍부한 경북·강원 지역과 부산·울산, 수도권 간 연결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속철도 서비스를 더 많은 국민이 누릴 수 있도록 철도망을 촘촘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앙선·동해선·강릉선을 따라 확장되는 KTX-이음은 동해안과 내륙, 영남과 수도권을 하나의 일상권으로 묶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변화가 지역 경제와 관광, 산업 구조에 어떤 장기적 변화를 불러올지 교통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