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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광양매화축제 기간 광양매화마을의 풍경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의 한가운데 봄이 먼저 찾아오는 남쪽 지방자치단체들은 꽃축제를 준비하느라 고심이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리는 축제들은 지역 홍보와 관광산업의 큰 축이 돼왔으나, 기후 변화로 개화 시기가 종잡을 수가 없게 되면서 지자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꽃 없는 꽃축제'를 반복하지 않을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매년 널뛰듯 달라지는 날씨와 기상이변에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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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더딘 개화 속에 열린 광양매화축제. 광양시 제공
광양 매화·구례 산수유꽃 어디에…기상이변에 얼어붙은 봄축제
'봄의 전령'으로 불리는 매화는 통상 2월부터 개화해 3월에 절정을 이루면서 매년 봄꽃 축제의 선두에 선다.
그러나 국내 대표 봄꽃 축제 중 하나인 광양 매화축제는 지난해 축제 기간 꽃이 제대로 피지 않아 방문객이 평년의 절반 이하인 40만명에 그쳤다.
지난해 광양 매화축제는 예년과 비슷하게 3월 7일부터 16일까지 열흘간 열렸는데 개막 당시 개화율이 10%도 되지 않았다.
2024년(3월 8일∼16일) 축제 첫날 개화율이 30∼40%에 달하고 축제 둘째 주에 만개한 것과 대조적이다.
작년에는 입춘 이후 닥친 늦겨울 추위로 개화가 늦어지면서 꽃 없이 축제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전남 신안군도 지난해 '제1회 섬 홍매화 축제'를 개최하려 했지만, 개막일을 연기했는데도 꽃이 충분히 피지 않아 흥행이 기대에 못미쳤다.
애초 2월 28일∼3월 4일이었던 축제 기간을 3월 6∼9일로 미루고 나무에 방한 비닐을 씌워 개화율을 40%까지 올렸는데도 개막식 참석자가 300여명에 그치는 등 불안한 출발을 했다.
매화 축제에 이어 열린 구례 산수유꽃 축제도 2024년(3월 9일∼17일)보다 일주일가량 늦은 3월 15일∼23일 개최했지만, 눈이 내리는 날이 있을 정도로 날씨의 심술을 겪었다.
봄의 정취를 즐기려던 상춘객은 물론 축제 특수를 기대한 상인들의 아쉬움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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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안 홍매화축제 개막 전 한파에 방풍막 씌운 매화나무. 전남 신안군 제공
기후 변화로 개화 시기 널뛰어…"축제일 최대한 늦게 결정하는 수밖에"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지난해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이례적인 꽃샘추위에 개화가 늦어졌지만, 최근 30년 사이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개화와 함께 축제시기도 대체로 당겨졌다.
광양 매화축제는 1997년 제1회 당시 3월 29일 개막했으나 지금은 3월 초중순에 열린다.
벚꽃축제들도 4월 중순에서 3월 말∼4월 초로 옮겼다.
기상이변은 꽃축제 적기를 더욱 가늠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2024년 전남·충남·인천, 지난해 제주에서는 가을에 벚꽃이 핀 사례도 있었다.
봄·가을 한해 두차례 꽃이 피는 춘추 벚나무일 수도 있지만, 기후 변화로 스트레스를 받은 식물이 개화 시기를 혼동해 불시 개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해에 한 번 피는 벚꽃이 가을에 피면 다음 봄에는 피지 않아 축제는 차치하고 생태계 균형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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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구례산수유꽃축제 기간 눈이 내린 모습. 구례군 제공.
지자체들은 평년 개화 정보와 기상청 예보를 분석하고 있지만 매년 변화무쌍해지는 날씨에 축제 시기 결정을 최대한 늦추는 것 외에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구례군 관계자는 "최근 5년 기상 데이터와 일정 간격을 두고 산수유꽃보다 먼저 피는 매화 개화 시기를 기반으로 가장 합리적인 날짜를 찾으려 하지만 쉽지 않다"며 "올해도 지난해처럼 평년보다 다소 늦게 필 것으로 보고 추세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양시 관계자는 "그동안 축제 시설과 인력 준비 등을 위해 두세달 전 개최일을 결정했으나 이번에는 기상과 개화 추이를 보고 1월 말에 확정해 최대한 신속하게 준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형휘 광양매화축제추진위원장은 "개화 안정성은 축제 성공의 핵심 요소"라며 "기후변화로 개화 시기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예측 정확도와 축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보다 신중하고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시설 재배 작물을 중심으로 기후 변화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전남농업기술원 관계자는 "튤립과 같은 초화보다는 나무에 피는 목꽃 개화가 들쑥날쑥한데, 시설 재배가 아닌 이상 인위적으로 개화 시기를 조절할 수는 없다"며 "나무 품종별로도 1∼3일 차이밖에 나지 않고 방한·방풍 비닐 등도 광범위하게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기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생장하는 꽃을 개발하는데 목표를 두고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