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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전국 곳곳에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 조사 결과 현재 13만 4천여 채에 달하는 빈집이 안전사고와 범죄 온상, 지역 쇠퇴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지자체들이 다양한 해법을 내놓고 있다.
빈집 13만 채, 68%는 농어촌에 집중
정부가 2024년 말 실시한 전국 일제 행정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빈집은 약 13만 4,000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농어촌 지역이 약 68%로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수도권과 대도시 원도심에서도 빈집이 급증하는 추세다.
더 큰 문제는 미래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50년에는 빈집이 324만 채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전체 주택의 상당 부분이 비게 된다는 의미로, 단순한 주거 문제를 넘어 심각한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왜 빈집이 생기나... 인구 감소·수도권 쏠림이 주범
빈집 발생 원인은 복합적이다. 가장 큰 원인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다.
농어촌에서 어르신들이 사망한 후 자녀들이 상속을 받지만, 도시 생활을 하느라 집을 관리하지 못해 방치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젊은 층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면서 지방의 주택 수요가 급격히 사라지는 '수도권 쏠림 현상'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수리 비용이 집값보다 비싸거나 상속인이 여러 명이라 처분 합의가 안 되어 방치되는 경우도 많다.
향후 재개발이나 땅값 상승을 기대하며 관리는 하지 않은 채 일단 보유만 하는 투기적 목적의 방치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빈집 방치, 안전사고·범죄 온상·집값 하락으로 이어져
빈집은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주변 공동체에 '염증' 같은 영향을 미친다. 건물이 노후화되어 붕괴되거나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크고, 청소년 탈선이나 범죄의 장소로 악용될 우려도 있다.
쓰레기 무단 투기, 악취, 해충 번식 등으로 인근 주민들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한 동네에 빈집이 늘어나면 동네 전체가 쇠퇴해 보이고, 이는 이웃집들의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는 '빈집의 전염' 현상까지 일어난다.
지자체들, 세제 혜택·공간 재활용으로 창의적 해법 모색
이런 가운데 전국 지자체들이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평택시는 빈집을 철거하는 경우 토지 재산세를 50% 감면해주고, 빈집을 철거한 토지에 3년 이내에 신축하는 주택 등 건축물에 대해서도 취득세 25%(최대 75만원)를 감면한다.
이와 함께 빈집을 철거한 토지를 국가 또는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1년 이상 주차장 등 공용·공공용 부지로 활용할 경우에도 각종 세금 부담을 완화해 주기로 했다.
이밖에 농촌지역, 도시지역 구분 없이 빈집 소유자가 신청할 경우 시가 직접 철거 작업을 진행해 주고 있다.
경기도는 빈집 철거 후 토지를 공용 주차장이나 녹지로 5년 이상 활용하면 땅 주인의 재산세를 주택 수준으로 동결해주는 정책을 강화했다.
서울시는 '빈집 활용 도시재생'을 통해 빈집을 매입한 후 청년 주택, 커뮤니티 공간, 창업 공간으로 개조하여 공급하고 있다.
전남 해남군은 빈집을 리모델링해 '작은 학교 살리기'와 연계하는 독특한 방식을 택했다. 귀농 가구에 저렴하게 임대하여 인구 유입을 유도하는 것이다.
전북 완주군은 빈집 철거 자리에 공유 주차장과 주민 쉼터를 조성했다. 이 공간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활력을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인천시는 빈집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마을 텃밭'이나 '소공원'으로 조성하여 동네 미관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빈집 문제, 지역사회 생존과 직결된 과제"
전문가들은 빈집 문제가 이제 단순히 개인의 재산 문제를 넘어 지역사회의 생존과 직결된 과제가 됐다고 지적한다.
도시계획 전문들은 "평택시처럼 세금 혜택을 주는 방식은 소유주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지자체별 특성에 맞는 창의적인 정책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빈집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관련 법령 정비와 지원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자체와 정부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