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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공원에서 포착된 수달. 세종시설관리공단 제공

세종호수공원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과 2급인 대모잠자리가 발견되면서 도심 인공 호수의 생태 복원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도시 설계 단계부터 생태계를 고려한 체계적 접근과 지속적인 관리가 만들어낸 성과로 평가된다.

금강과의 생태적 연결이 핵심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세종호수공원이 금강 본류와 생태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수달은 하천을 따라 장거리를 이동하는 습성을 가진 포식자로, 금강에 서식하던 개체들이 먹이 활동과 서식지 확장을 위해 연결된 수로를 통해 호수공원까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당시부터 금강과 호수공원, 국립세종수목원, 중앙공원을 잇는 녹지 및 수생태축을 설계에 반영한 것이 빛을 발한 셈이다.

이러한 생태 통로 확보는 야생동물의 자연스러운 이동과 정착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습지섬'으로 서식 공간 분리

세종시와 시설관리공단은 사람이 이용하는 친수 공간과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공간을 명확히 분리하는 관리 전략을 펼쳐왔다. 사람의 출입이 제한된 '습지섬'은 이러한 정책의 핵심이다.

습지섬에 조성된 갈대와 수생식물군은 대모잠자리 같은 희귀 곤충의 산란처가 되고, 수달에게는 안전한 은신처를 제공했다.

또한 지속적인 수질 정화 노력과 치어 방류를 통해 수달이 사냥할 수 있는 풍부한 먹이원을 확보했다. 인공 호수임에도 불구하고 자연 생태계에 가까운 환경을 유지한 것이다.

시민사회의 성숙한 환경 의식

지역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역할도 컸다. 세종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금강과 호수공원 일대의 생태계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보호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맹꽁이 구조 활동이나 수생태계 보전 촉구 등이 실제 행정 정책에 반영되기도 했다.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 역시 쓰레기 투기를 줄이고 야생동물 서식지를 존중하는 성숙한 이용 문화를 보여줬다. 이러한 시민 의식의 변화가 생태계 회복의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는 평가다.

생태해설사 양성으로 '공존' 모색

시설관리공단이 생태해설사를 양성하기로 한 결정은 향후 방향성을 제시한다.

단순히 보호구역을 지정하고 출입을 통제하는 것을 넘어, 시민들에게 "우리 곁에 수달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교육함으로써 자발적인 보호 의지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세종호수공원 사례를 "도시 설계 단계의 생태축 고려, 행정당국의 체계적인 보전구역 관리, 시민들의 환경 의식이 결합된 민관 협력의 모범 사례"로 평가한다.

도심 속에서도 적절한 계획과 관리, 시민 참여가 뒷받침된다면 멸종위기종이 돌아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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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수공원서 대모잠자리가 관찰. 시설관리공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