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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10일 오후 부산 남구 한국거래소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코스피가 10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수급 배경에는 1조4천억원 가깝게 쓸어 담으며 강력한 매수세를 뽐낸 외국인이 있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 등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3천8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대 순매수를 보인 건 지난 6월 4일(약 1조600억원)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또 이날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6월 13일(1조5천5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외국인은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현행 종목당 주식보유액 50억원으로 유지할 것이란 기대감이 부각된 전날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6천800억원을 순매수했다.

최근 이틀간에만 유가증권시장 종목을 2조원어치 쓸어 담은 셈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일과 5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6거래일 동안 줄곧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이 이날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2위는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로, 각각 6천560억원, 3천830억원어치씩 순매수했다.

간밤 미 증시의 오라클이 장 마감 후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시간외거래에서 30% 가까이 급등했고, 내년 D램 및 낸드 공급부족 전망 등이 나오면서 반도체 투자심리가 활발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의 중국 공장 반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진 점도 매수세를 자극했다.

또 외국인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모멘텀(동력)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가운데 조선주인 삼성중공업(350억원)과 HJ중공업(880억원),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380억원) 등이 포함돼 있었다.

특히 11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에 대한 정부의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외국인은 상승 모멘텀이 발생한 KB금융(480억원) 종목도 대거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 수급 등에 힘입어 장이 열린 지 10여분 만에 지난 7월의 연고점을 일찌감치 돌파한 뒤 오후 장중 3,317.77까지 치솟으며 직전 사상 최고 기록(3,316.08, 2021년 6월 25일)을 4년여만에 갈아치웠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