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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동 국가생태탐방로 지형도. 무주군 제공
전북 무주군이 구천동 33경 일대를 생태 관광의 새로운 중심지로 조성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무주군은 구천동 33경 국가생태탐방로 조성을 위한 국비 50억원을 확보했다고 4일 밝혔다. 군은 내년부터 2029년까지 총 100억원을 투입해 덕유산 나제통문에서 백련사까지 28km 구간에 생태탐방로 17.6km와 포토존, 휴게 쉼터, 편의시설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구천동 33경, 계곡을 따라 펼쳐진 절경의 향연
구천동 33경은 나제통문에서 향적봉까지 이어지는 구간에서 담, 폭포, 여울, 전망대가 굽이굽이 펼쳐지는 명소다. 덕유산 향적봉에서 북쪽으로 흘러내리는 골짜기를 따라 기암괴석과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원시림 사이로 맑은 물이 흘러 소나 담, 폭포를 이루며 우리나라 경승지 중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33경은 제1경 나제통문을 시작으로 은구암, 청금대, 와룡담, 학소대, 일사대, 함벽소, 파회, 수심대, 인월담, 비파담, 구월담, 백련사를 거쳐 제33경 향적봉까지 이어진다. 특히 일사대, 파회, 수심대는 구한말 학자 송병선이 은거했던 곳으로 구천동 3대 경승지로 꼽힌다.
제1경 나제통문은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국경이었던 곳으로, 현재도 동쪽 마을은 경상도 억양을, 서쪽은 전라도 방언을 사용할 정도로 문화적 차이가 남아있다.
제16경 인월담은 신라 때 인월화상이 수도했던 곳으로 폭포와 반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제19경 비파담은 연속 폭포 아래 비파 모양의 깊은 웅덩이가 형성되어 있다.
가을이 되면 기암괴석과 맑은 계곡물, 붉은 단풍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절경을 선사하며, 물에 비친 단풍의 반영이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입체적 감상이 가능하다.
탐방로 개설, 접근성·보존·관광 활성화 세 마리 토끼 잡는다
그동안 구천동 33경은 제14경까지는 자동차 접근이 가능했지만 제15경 월하탄부터는 본격적인 산길이어서 걸어서만 올라가야 했다. 황인홍 군수는 "구천동 33경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대표 명소임에도 탐방로가 없어 방문객 접근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가생태탐방로가 조성되면 방문객들은 체계적으로 정비된 탐방로를 통해 안전하고 편리하게 33경의 비경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휴게 쉼터와 편의시설이 함께 마련되어 장시간 트레킹에도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또한 탐방로는 생태계 보호 기능도 겸한다. 황 군수는 "국가생태탐방로가 구천동에 서식하는 야생동물과 자연경관을 보존하는 생태로이자 힐링 관광 탐방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군은 국가생태탐방로가 구천동 관광특구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해 생태관광지 확보와 관광·생활인구 증대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천동에는 이미 반디랜드, 천문과학관, 머루와인동굴, 백운산생태숲, 국립태권도원 등 다양한 관광시설이 있어 탐방로 완성 시 상승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10월 무주읍이 유엔 세계관광기구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되고, 구천동 자연품길이 2025 대한민국 관광도로로 지정되면서 이번 탐방로 조성은 무주 관광 활성화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