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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홍대의 올리브영에서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고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화장품 수출액이 85억 달러(약 12조원)을 기록하며 분기 누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한 수치로, 2023년 연간 수출액을 9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3분기 단독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한 30.2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1월을 제외하고 2월부터 9월까지 매달 해당 월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이어가고 있으며, 9월 한 달 동안에만 11억 달러 이상을 수출했다.
전년도 대비 3분기 수출액 비교.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미국, 중국 제치고 최대 수출국에 올라
주목할 만한 변화는 수출 국가 순위다. 올해 3분기까지 미국이 16.7억 달러(전체의 19.6%)로 1위를 차지하며, 2004년 이후 21년 만에 1위 자리를 지켜온 중국을 제쳤다. 미국 수출은 최근 5년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18.1% 늘어났다. 식약처는 관세 등 통상환경 변화에도 K-콘텐츠 열풍이 수출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중국은 15.8억 달러(18.6%)로 2위로 밀려났다. 2021년 우리 화장품 수출의 50%를 차지했던 중국은 올해 처음으로 비중이 10%대로 떨어졌다. 일본은 8.2억 달러(9.6%)로 3위를 기록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기초화장품이 수출 견인
제품 유형별로는 기초화장품이 63.2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증가액도 8.1억 달러로 가장 컸다. 이어 색조화장품 11.6억 달러, 인체세정용품 4.2억 달러 순이었다.
미국에서는 기초화장품이 1.5억 달러, 색조화장품이 0.4억 달러 증가한 반면, 중국에서는 기초화장품이 1.6억 달러, 색조화장품이 0.6억 달러 감소했다.
식약처는 K-뷰티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적극적인 규제외교에 나섰다. 지난 9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과 협력회의를 열고 '한-중 화장품 분야 규제협력 실무자 워킹그룹' 운영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11월에는 필리핀 식품의약청에 기능성화장품 제도 도입을 위한 기술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운영 중인 '화장품 글로벌 규제조화 지원센터'를 통해서는 해외 규정 번역본 약 80건을 마련하고 웨비나 교육 17회를 실시했다.
식약처는 미국, 중국 등에서 새로운 안전성 평가제가 시행됨에 따라 국내에도 규제조화 차원의 안전성 평가 도입을 준비 중이며, 안전성 평가 전문기관 등 업계 지원 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