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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로 도로공간 재편 조감도(조선호텔사거리).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시청역 주변 소공로·세종대로18길 일대를 보행자 친화적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대규모 도로공간 재편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좁은 보도·횡단보도 부족, 안전사고 우려 컸던 도심 핵심 구간

사업 대상 구간은 덕수궁, 서울시청, 명동, 을지로 등 서울 도심의 주요 관광지와 업무지구를 연결하는 핵심 도로다. 평소 시민과 관광객의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지만, 그동안 1.0m에 불과한 좁은 보도와 부족한 횡단보도로 인해 보행자들의 불편과 안전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이 일대에서 차량 역주행으로 인한 보행자 사고가 발생하며 안전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시는 사고 직후 임시방편으로 방호울타리와 일방통행로 진입금지 표지판을 설치했지만, 이번 재편 사업을 통해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안전 대책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횡단보도 신설하고 보도 폭 최대 4배 확대

이번 사업의 핵심은 보행 편의성과 안전성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먼저 소공로와 세종대로18길이 만나는 조선호텔 사거리에 횡단보도 2개소를 새롭게 신설한다. 조선호텔 앞과 세종대로18길을 직접 건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존 횡단보도도 교차로에 더 가까운 위치로 이설해 보행 동선을 개선한다.

현재 이 사거리에는 북창동과 소공동을 연결하는 횡단보도 1개소만 있어,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려면 지하보도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새로운 횡단보도 설치로 사거리 네 방향 모두 지상에서 횡단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소공로와 세종대로18길의 차로를 각각 1차로씩 줄여 확보한 공간에 보행로를 조성한다. 가장 좁은 곳은 1.0m에 불과했던 보도 폭이 최대 4.0m로 확장되며, 소공지하상가 출입구 주변에서 줄지어 걸어야 했던 보행자들의 통행 여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여기에 녹지공간도 함께 조성해 시민들이 잠시 머물 수 있는 쾌적한 보행환경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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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로18길 도로공간 재편 조감도. 서울시 제공

역주행 방지 시설 대폭 강화, 가변차로도 폐지

안전시설도 대폭 보강된다. 세종대로18길 전 구간에 차량용 방호울타리(SB1 등급)를 설치하고, 일방통행 도로 종점부에는 야간 운전자의 시인성을 높이는 '조명식 진입 금지 표지판'을 설치해 역주행을 원천 차단한다.

특히 조선호텔 사거리에서 한국은행 사거리까지 0.23km 구간은 가변차로 운영을 중단하고 차로 수를 줄이는 대신, 차로 폭을 법정 기준(3.0m)에 맞게 재정비한다. 그동안 이 구간은 가변차로 운영과 좁은 차로 폭으로 인한 추돌 사고 위험이 상존했다.

시는 공사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찰청 등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차량 흐름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주요 교차로에는 모범운전자와 보행안전도우미를 탄력적으로 배치해 차량 소통과 보행 안전을 동시에 관리한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걷기 좋은 보행환경을 조성하고, 도심 보행·관광 활성화와 지역 상권 활력을 제고하는 등 '사람 중심의 보행안전 도시 서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