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월출산 천황사 입구.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가 자연을 보호하면서도 탐방객들이 월출산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지속가능한 탐방프로그램 개발에 나선다.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이상원)는 29일 전남 영암군 영암읍 천황사로 소재 사무소에서 (사)한국정원조경연합회(상임연합회장 김경섭)와 '지속가능한 보전과 ESG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기후위기 시대에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월출산만의 독특한 자연경관을 탐방객들이 온전히 경험할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월출산 도갑지구~경포대지구의 절경.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생태적 독특성 간직한 월출산, 보전 중요성 커

"달 뜨는 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유수한 문화자원, 남도의 향토적 정서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월출산국립공원은 한반도 최남단의 산악형 국립공원이다.

56.220㎢의 적은 면적에 암석노출지와 수량이 적은 급경사 계곡이 많아 자연생태계가 풍부하게 유지되기 어려운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식물 약 700종, 동물 약 800종이 서식하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암석지형에 적응해 온 생태적 독특성과 난대림과 온대림이 혼생하는 위치 여건으로 그 보전 중요성은 매우 크다.

백악기 말 불국사화강암이 관입한 화강암으로 구성된 월출산국립공원에는 토르, 나마, 타포니, 그루브, 풍화동굴 등 다양한 풍화지형과 기암들이 발달해 있다. 특히 나마구조의 발달이 탁월하며, 구정봉의 지명은 큰바위얼굴 형상을 한 장군바위 정상부 화강암의 풍화작용으로 생긴 9개의 우물 형상 나마구조에서 유래되었을 정도로 유명하다.

또한 천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도갑사와 무위사,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국보 마애여래좌상 등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유산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가히 자연과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남도답사 출발지'로 손색이 없다.

풍화동굴 등 다양한 기암을 살린 생태친화적인 탐방로가 많다.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경사 탐방로, 생태 친화적 정비 필요

월출산의 주요 탐방로는 천황사터 또는 바람계곡에서 천황봉-구정봉-도갑사로 이어지는 종주능선으로, 약 6시간이 소요된다. 오르막길이 급경사로 이루어져 체력소모와 안전사고를 조심해야 하지만, 사방이 탁 트여 능선상의 바위경관과 영암 및 강진 벌판의 아름다운 전원경관 조망이 일품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구름다리와 구정봉의 아홉 개 물 웅덩이, 미왕재의 억새밭은 대부분 탐방객이 꼭 한번 들르는 명소다. 현재 천황사 입구, 도갑사 뒷편 등산로 입구, 무위사 뒷편 숲에는 각각 자연관찰로가 조성되어 있어 탐방객 스스로 월출산의 자연생태계와 문화자원을 학습할 수 있다.

그러나 급경사 지형과 암석 노출로 인한 탐방로 훼손, 집중된 탐방객 이용으로 인한 생태계 압박 등이 지속되고 있어, 자연을 보호하면서도 안전하고 쾌적한 탐방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이상원,왼쪽 세번째)가 (사)한국정원조경연합회(상임연합회장 김경섭, 왼쪽 네번째)와 업무협약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정원조경연합회 제공

생태보전과 탐방경험의 조화 추구

협약에는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이상원 소장을 비롯해 김영석 자원보전과장, 백충열 행정과장, 진정현 탐방시설과 계장, 강효성 자원보전과 계장, 김양수 탐방시설과 주임 등이 참석했다.

한국정원조경연합회에서는 김경섭 상임연합회장을 비롯해 윤현석 대외협력분과위원장, 김철민 기획분과위원장, 김병만 기술지원분과위원장, 박종찬 사업분과위원장, 오채원 봉사분과위원장, 이보라 재무이사 등이 참석했다.

협약의 핵심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사회실현을 위한 탐방프로그램의 공동기획 및 운영이다. 양 기관은 월출산의 생태적 가치를 보전하면서도 방문객들에게 의미 있는 자연체험을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정원조경연합회가 보유한 조경 및 생태 전문 기술력을 활용해 훼손된 탐방로 정비와 훼손지 복원에 대한 기술 자문을 진행하고, 자연 친화적인 탐방로 개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월출산의 독특한 화강암 지형과 생태계를 보존하면서도 탐방객의 안전과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탐방로가 개선될 전망이다.

월출산국립공원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국정원조경연합회 제공

"지속가능한 탐방문화 만들 것"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 이상원 소장은 "월출산은 적은 면적에도 독특한 생태계와 문화유산을 간직한 곳으로, 이를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월출산의 자연생태계를 보호하면서도 탐방객들이 월출산만의 독특한 자연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지속가능한 탐방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정원조경연합회 김경섭 상임연합회장은 "조경 전문가들의 역량을 활용해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전하고 쾌적한 탐방환경을 조성하는 데 적극 협력하겠다"며 "특히 급경사와 암석 노출이 많은 월출산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출산국립공원내 조각공원. 한국정원조경연합회 제공

다양한 협력 활동 다짐

이번 협약은 2025년 10월 29일부터 2년간 유효하며, 필요시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양 기관은 ▲기후위기 대응 탐방프로그램 공동기획 및 운영 ▲월출산 생태보전 및 지속가능성 증진 ▲자연보호를 위한 정화 활동 및 캠페인 ▲훼손지 복원 및 훼손탐방로 정비 기술 자문 ▲공동연구 및 보전지역 보호 ▲ESG 활성화를 위한 상호교류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