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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춘철교 전망대 야간 경관 조감도. 노원구 제공

과거 경춘선 열차가 달리던 철교가 중랑천을 조망하는 낭만적 전망대로 재탄생한다.

서울 노원구는 중랑천을 가로지르는 경춘철교 위에 '교량분수 전망대'를 조성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철도 유산을 시민 생활 공간으로 재해석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중랑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경춘철교는 '경춘선숲길'의 일부로 시민 산책로 기능을 하고 있다. 1939년 개통되어 70여 년간 서울과 춘천을 이어온 이 철교는, 2010년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이후 역할을 마쳤다. 하지만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철거되지 않고, 보행자 전용 다리로 재탄생했다.

27m 개방형 조망공간...음악분수·중랑천 한눈에 담는 감성 쉼터

전망대는 월계동 224-3 일대 경춘철교 상부에 길이 27m, 폭 6.3m 규모의 개방형 조망공간으로 조성된다. 중랑천의 물길과 주변 녹지, 그리고 지난 8월 전국 최초로 조성된 '경춘철교 음악분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구는 이곳에 중랑천의 수변 경관과 어우러진 감성적인 쉼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히 보기만 하는 전망대가 아니라, 머물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공간으로 만든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전망대에는 실제 열차를 모티브로 한 기차모형 쉼터(카페형 공간)와 기관실 포토존도 조성된다. 기차모형 쉼터는 과거 경춘선 열차의 객차를 재현한 형태로, 내부에는 벤치와 테이블이 설치되어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간단한 다과를 즐길 수 있다. 기관실 포토존은 옛 증기기관차의 운전실을 재현하여, 방문객들이 기관사가 된 듯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이다.

구 관계자는 "경춘철교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MZ세대가 좋아하는 감성적 요소를 결합했다"며 "낮에는 중랑천 풍경을, 밤에는 음악분수의 화려한 레이저쇼를 즐길 수 있는 '사계절·24시간 명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망대 조성은 이달 착공하여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총 사업비는 약 15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노원두물마루'·'당현마루' 이은 3탄..."자연과 문화 공존 도시 구현"

이번 전망대 조성은 노원구가 추진해온 수변 명소화 사업의 연장선이다. 지난해 당현천과 중랑천이 만나는 지점에 조성된 '노원두물마루', 당현천의 새로운 랜드마크 '당현마루'의 성공에 이은 세 번째 후속 사업이다.

2023년 5월 개장한 '노원두물마루'는 두 하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조성된 친수공간으로, 목재 데크와 전망대, 수생식물 관찰로 등을 갖춰 연간 30만 명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일몰 시간대 중랑천 물길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광경이 인기를 끌며, '노원 3대 석양 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당현마루'는 당현천변에 조성된 복합 문화공간으로, 야외공연장, 북카페, 어린이 물놀이터 등을 갖추고 있다. 2023년 9월 개장 이후 주말 평균 5,000명이 방문하며, 지역 주민들의 일상적 휴식 공간이자 문화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구는 이러한 수변 명소 조성 사업을 통해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노원'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 과거 아파트 밀집 지역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중랑천과 당현천이라는 자연 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도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오승록 구청장은 "경춘철교 전망대는 노원구의 새로운 수변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수변 명소를 확충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경춘철교는 70년 역사를 간직한 철도 유산으로, 단순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진정한 도시재생"이라며 "과거와 현재, 자연과 문화가 만나는 공간으로 많은 시민들이 찾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월 개장한 '경춘철교 음악분수'는 전국 최초로 레이저와 미러 기술을 결합한 미디어 분수로, 매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음악과 함께 화려한 물·빛 공연을 펼치고 있다. 개장 3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15만 명을 돌파하며 중랑천의 야간 명소로 자리 잡았다.

구는 내년 6월 전망대가 완공되면, 경춘철교 일대를 '낮에는 산책·조망, 밤에는 음악분수 감상'이 가능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