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영주 흑석사는 사찰 인근에 검은 빛깔의 바위가 있어 흑석(黑石)이라 불리는 마을의 이름을 따와 흑석사라 하였다. 영주국유림관리소 제공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영주 흑석사는 지역 불교문화의 뿌리를 보여주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경내에 자리한 국가유산 ‘영주 흑석사 석조여래좌상’은 조각미와 역사·예술적 가치가 높아 한국 불교미술 연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러한 귀중한 국가문화유산을 품고 있는 흑석사가 최근 심화되는 산불 위험 속에서 보호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를 지켜내기 위한 실질적 조치가 추진됐다.

국가 유산인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흑석사. 영주국유림관리소 제공

경북 영주국유림관리소는 20일, 흑석사 주변에 산불로부터 국가유산과 사찰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산불방지 안전공간 조성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산불이 인접 산림에서 사찰과 국가유산 쪽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찰을 둘러싼 산림을 띠 모양으로 벌채하고 숲가꾸기를 실시해 산불 확산을 구조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이격공간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한 사찰 내부에서 발생한 화재가 산림으로 번지는 위험 역시 줄이는 효과가 있다.

안전공간을 조성한 이후 흑석사 전경. 영주국유림관리소 제공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고온·건조한 환경과 강풍이 잦아지면서 산불이 과거보다 빠르게 대형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봄, 초고속 산불로 인해 천년고찰 고은사의 국가유산이 소실되는 사례가 발생하며 사찰 문화유산 보호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된 바 있다.

영주국유림관리소는 이러한 변화된 산불 양상에 대응해 흑석사가 간직한 국가문화유산을 산불로부터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목표로 이번 안전공간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산불 확산을 구조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이격공간이 마련된 흑석사. 영주국유림관리소 제공

김점복 소장은 “안전공간 조성을 통해 주변 산림에서 발생한 산불로부터 문화유산과 사찰을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며 “최근 건조한 날씨로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산림 인접 지역에서의 불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조성사업은 귀중한 문화유산을 다음 세대까지 안전하게 잇기 위한 필수적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