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개최된 '도시자연공원구역 구조조정을 통한 합리적 이용방안 토론회'

서울특별시 도시자연공원구역의 합리적 이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3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제2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임만균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장 주재로 열린 이번 토론회는 도시자연공원구역 재정비를 통한 주택용지 공급 가능성과 환경보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의 인사말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영상 축사에 이어 한신 환경수자원위원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정재웅 교수가 '서울시 도시자연공원 재정비를 통한 주택용지 공급 방안'을 발제를 하고 있다.

정재웅 교수 "도시자연공원구역, 주택공급 해법 될 수 있어"

정재웅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서울시 도시자연공원 재정비를 통한 주택용지 공급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도시자연공원구역이 서울시 주택난 해소의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 교수는 서울시 도시자연공원구역의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하며, 현재 장기미집행 상태로 방치된 도시자연공원구역이 사유지 소유주들에게 과도한 재산권 제약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십 년간 개발이 제한되면서 토지 소유자들의 재산권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며 "이는 사회적 형평성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교수는 도시자연공원구역 중 개발 가능 지역을 선별해 주택용지로 전환할 경우, 서울시의 주택공급 확대와 토지 소유주의 재산권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경 보전 가치가 높은 핵심 녹지는 철저히 보호하되, 주변부의 개발 가능 지역을 단계적으로 주택용지로 활용하는 선택적 재정비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정재웅 교수 주제발표 내용 캡처

정 교수는 또한 도시자연공원구역 재정비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주택용지 규모를 추산하며, 이를 통해 서울시의 주택 공급 확대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민간 개발과 공공 개발을 적절히 조합하고, 개발 이익의 일부를 공원 조성 및 관리 재원으로 환원하는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개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성공적인 재정비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명확한 환경영향평가 기준 마련 △토지 소유주와의 합리적 보상체계 구축 △단계적 개발을 통한 환경 부담 최소화 △개발 이익 환원 시스템 제도화 등을 제안했다.

아창무교수가 좌장을 맡은 자유토론이 진행됐다.

전문가 토론: 제도개선과 지속가능한 관리방안 모색

이창무 한양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자유토론에서는 4명의 토론자가 각각의 관점에서 도시자연공원구역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유만희 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은 '도시자연공원구역 정책·제도 한계와 재정비 필요성'을 주제로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유 위원은 장기미집행으로 인한 사유지 소유주들의 재산권 침해 문제와 함께, 도시계획시설 결정의 실효성 부족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는 환경보전 측면에서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오 교수는 "도시자연공원구역이 서울시 생태계 보전과 시민 건강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며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과학적 환경평가를 바탕으로 한 선별적 재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오충현교수(중앙)가 자유토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예림 서울시 도시공간본부 시설계획과장은 '도시와 자연의 공존을 위한 도시자연공원구역 관리·운영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며, 개발과 보전의 균형을 모색하는 시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 과장은 "시민 삶의 질 향상과 환경 보전이라는 두 가치를 조화시키는 정책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미애 서울시 정원도시국 공원조성과장은 '도시자연공원구역 2.0: 공존을 위한 지속가능한 관리방안'을 주제로 장기적 관리방향을 제안했다. 박 과장은 "시민 참여형 관리체계 구축과 함께, 재원 마련을 위한 다각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실질적 해결방안 마련 촉구한 현장의 목소리

질의응답 시간에는 참석자들의 현실적인 정책 마련에 대한 요구가 이어졌다

토론회 후반부 질의응답 시간에는 참석자들의 날카로운 지적과 요구가 이어졌다. 감정평가사로 소개한 한 참석자는 "조례 개정 등 제도적 틀 마련이 시급하다"며 "실무진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의원과 국회 차원에서 재원 마련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참석자는 "실무를 해보니 실무자들은 솔직히 힘이 없다"며 "정치권이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법을 제시하고 법적·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참석자는 "수십 년간 반복되는 논의만 있을 뿐 실질적 해결책이 없다"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쌓인 한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 참석자는 "명쾌한 해결책 없이 이론적 논의만 반복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토론 참석자들은 "여러 차례 논의의 장을 마련해 단계적으로 해결방안을 찾아가겠다"며 "조례 개정을 포함한 제도 개선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토론회를 주재한 임만균 위원장은 문재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논의를 강조했다.

"지속적 논의와 조례 개정 추진"

임만균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런 자리를 여러 번 가져야 한다"며 "서울시 공원 조례 개정을 포함한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오늘 토론을 통해 문제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며 "답을 찾아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지속적으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도시자연공원구역의 합리적 활용 방안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와 의견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평가다. 주택공급 확대라는 현실적 필요와 환경보전이라는 공공적 가치, 그리고 사유지 소유주들의 재산권 보호라는 세 가지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향후 핵심 과제로 남았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정재웅 교수의 주제발표와 4명의 토론자, 그리고 플로어에서 열띤 질문과 의견을 제시한 참석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행사를 마무리했다.